“네페콘, 신속 등재 시급”…급여 지연에 환자들 목소리 확산

청원24 토해 심평원 재심사 요구…“고액 약값에 치료 지속 어려워” 에베레스트메디신, 상반기 중 급여 등재 재신청 예정

2026-04-13     최은택 기자
IgA 신병증 치료제 네페콘장용캡슐. 네페콘은 미필적 의료수요 등을 고려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GIFT 2호 신약으로 지정해 2024년 11월 신속 허가했지만, 1년 반이 넘은 지금까지도 급여권에 진입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사진=에베레스트메디신코리아] 

IgA 신병증 치료제 ‘네페콘장용캡슐(성분명 부데소니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환자와 가족들이 청원을 통해 신속 등재를 요구하고 나섰다. 장기 치료가 필요한 질환 특성상 치료 접근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12일 환자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신장암환우모임 카페 이용자들은 최근 정부 청원 플랫폼 ‘청원24’를 통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네페콘 급여 재심사를 요청하는 글을 게시하고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재심사 요청서에는 “IgA 신병증은 단백뇨와 혈뇨 악화 시 신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성질환으로 적극적인 약물 치료가 필수적”이라며 “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고액의 약제비 부담으로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 담겼다. 이어 “환자의 상태와 의료진의 처방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급여 적용 여부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IgA 신병증은 장 점막 면역 이상으로 생성된 면역복합체가 신장 사구체에 침착되면서 염증과 신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자가면역성 질환이다. 단백뇨가 높고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경우 절반가량이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거나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중증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평균 진단 연령이 30~40대로 비교적 젊은 층에서 발병하는 경우가 많아, 투석이나 신장이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도 크다는 점에서 조기 치료 필요성이 강조된다.

기존 치료는 RAS 억제제(ACEi·ARB) 등 보존적 치료를 통해 질환 진행을 늦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으며,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역시 근본적인 치료에는 한계가 있었다.

네페콘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치료제다. 스테로이드 성분인 부데소니드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약물이 소장의 회장 부위에서 방출되도록 설계돼, 장 점막 면역계의 핵심 부위인 파이어판(Peyer’s patches)을 표적으로 병인 물질인 Gd-IgA1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다.

네페콘은 2024년 11월 18일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으며, 단백뇨 배출량이 1.0g/일 이상이거나 요중 단백질 대 크레아티닌 비율(UPCR)이 0.8g/g 이상인 원발성 IgA 신병증 성인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현재 국내에서 해당 적응증으로 허가된 치료제는 네페콘이 유일하다.

글로벌 3상 임상시험(NefIgArd) 결과에서는 9개월 치료 시 신장 기능 소실 속도를 위약 대비 약 50%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단백뇨 감소와 함께 질환 진행 억제 효과가 유지됐으며, 투석 필요 시점을 평균 10년 이상 늦출 수 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네페콘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적용을 받아 허가됐다. GIFT는 중증·희귀질환 등 치료 대안이 부족한 영역에서 혁신 신약을 신속 도입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네페콘은 이 제도의 2호 신약으로 지정됐다.

앞서 네페콘 급여 등재 절차가 중지된 사실이 지난 2월 알려지면서 환우회 카페에는 정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 카페 회원은 “심사평가원이 과도한 자료를 요구해 제약사가 신청을 철회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고, 다른 회원은 “가격 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다른 회원은 “오랜 기간 기대만 키우다 결국 철회돼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번 청원은 이 같은 환자들의 요구가 반영된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다. 환자들은 신속 허가를 통해 도입된 치료제가 실제 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급여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베레스트메디신 관계자는 “IgA 신병증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네페콘의 건강보험 급여 등재 신청을 올해 상반기 중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IgA 신병증의 질환 특성을 고려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재 상병코드가 포괄적으로 설정돼 환자 규모가 과대 추계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세부 상병코드 마련을 통한 정확한 환자군 정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기 전 단계에서 치료 개입이 중요한 질환 특성을 감안할 때 산정특례 적용 등 환자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도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