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분쟁 상담 6만건 넘어 역대 최대…조정 신청도 24.7% 급증

중재 성공률 70.6%…처리기간 79일로 단축, 해결 기능 강화 평균 배상금 932만원…분만 의료사고 최대 3억원 국가 보상 의료분쟁조정중재원, 2025년 통계연보

2026-04-10     최은택 기자

의료사고를 둘러싼 갈등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료분쟁 상담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6만건을 넘어섰다. 단순 상담을 넘어 조정·중재 신청까지 이어지는 사례도 큰 폭으로 증가하며 의료분쟁이 ‘상담→공식 절차→해결’로 이어지는 전 과정에서 확대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동시에 조정 성공률은 70%대를 유지하고 처리기간은 80일 안팎으로 단축되며 분쟁 해결 시스템도 함께 고도화되는 양상이다.

9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2025년도 의료분쟁 조정·중재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5년 의료분쟁 상담 건수는 총 6만2594건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상담 건수는 2021년 4만6921건에서 2022년 5만2435건, 2023년 5만4222건으로 증가한 뒤 2024년 5만2589건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2025년 다시 크게 늘며 처음으로 6만건을 돌파했다. 일평균 상담 건수도 189.2건에서 258.7건으로 증가했다.

상담 방식은 전화가 5만5600건으로 가장 많았고, 온라인 3850건, 방문 1673건, 우편 1471건 순으로 나타났다.

조정 신청 2605건 ‘최대’…분쟁 공식화 흐름 뚜렷

의료분쟁이 상담을 넘어 실제 조정 절차로 이어지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25년 조정·중재 신청 건수는 2605건으로 전년(2089건) 대비 24.7%(516건) 증가했다. 최근 5년간 최대치다.

조정 신청은 2021년 2169건, 2022년 2051건, 2023년 2147건 등 2000건 안팎을 유지해 왔으나 2025년 들어 증가 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는 의료사고 발생 이후 권리 구제를 위한 공식 절차 활용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정·중재 제도를 통한 분쟁 해결 기능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5년간 조정·중재 절차를 거친 의료분쟁은 총 7226건이며, 이 가운데 4977건이 조정 성립이나 중재 등을 통해 해결됐다.

세부적으로는 조정 합의 4515건, 조정 결정 성립 458건, 중재 4건 등으로 집계됐다. 전체 기준 조정 성공률은 약 69% 수준이다.

2025년 단일 연도 기준으로는 총 1391건이 처리됐으며, 조정 합의 945건, 조정 결정 수용 33건 등으로 조정 성공률은 70.6%를 기록했다.

반면 부조정 결정 87건, 취하 119건, 각하 201건 등 조정이 성립되지 않은 사례도 적지 않았다.

[사진=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평균 배상금 상승·처리기간 단축…제도 효율성 개선

분쟁 해결에 따른 보상 규모는 증가세를 보였다. 2025년 평균 성립금액은 약 932만원으로 전년(약 866만원) 대비 약 66만원 증가했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약 1037만원, 2022년 약 862만원, 2023년 약 1070만원, 2024년 약 866만원 등 변동을 보이다가 2025년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분쟁 처리 속도도 꾸준히 개선됐다. 평균 처리기간은 2021년 101.3일에서 2022년 92.8일, 2023년 86.7일, 2024년 84.4일, 2025년 79.4일로 단축됐다. 법정 처리기한(90일, 최대 120일)보다 짧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분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최대 3억원까지 국가가 보상하는 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필수의료 분야에서 의료진 부담을 완화하고 환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장치다.

[사진=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환자단체 한 관계자는 “의료분쟁 상담과 조정 신청이 동시에 증가하는 것은 환자들이 권리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신호”라며 “다만 여전히 절차가 어렵고 정보 접근성이 낮은 경우도 많아 제도 안내와 지원을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의료분쟁이 상담 단계부터 조정 신청, 실제 해결까지 전 과정에서 증가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제도 활용도와 해결 기능 역시 함께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의료분쟁 발생 원인 및 경향을 파악하는 것은 의료사고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이라며 “이번 통계에 수록된 자료가 향후 의료사고 예방 및 환자와 의료진 간의 근본적인 갈등을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