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위기에 장기처방 자제·시럽제 대체제형 우선 처방 권고
복지부, 의약단체 등 통해 의료기관·약국에 협조 요청 "일 단위 분할 조제 줄이고 포장재 사용도 줄여달라"
중동 사태 장기화로 의료소모품 공급 불안 우려가 커지자 정부와 의약단체가 공동 대응에 나섰다. 의료현장에는 장기처방 자제와 대체 제형 활용 등 구체적인 절약 지침이 내려졌고, 동시에 주요 품목에 대한 집중관리와 유통 질서 관리도 병행된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전날(6일) 보건의약단체 및 관계부처와 함께 ‘의료제품 수급 안정 협력 선언’을 하고 후속 조치로 의료기관과 약국에 협조사항을 안내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의료소모품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물류 문제가 아닌 원료 단계에서 시작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원유 공급 불안이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플라스틱 원료 부족을 거쳐 수액세트, 주사기, 시럽병 등 의료제품 전반으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이에 정부는 현장 수요 관리와 공급 안정 대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우선 의료기관에는 환자 치료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장기 처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시럽제 대신 대체 가능한 제형의 약제를 우선 고려해 처방하도록 권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약국에는 단순 만성질환 약제 등에 대한 과도한 일 단위 분할 조제를 줄이고, 포장재 사용을 최소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불필요한 소모품 사용을 줄여 전체 수급 부담을 낮추려는 조치다.
정부는 동시에 공급 측면 대응도 강화했다. 수액제 포장재, 주사기, 수액세트, 점안제 포장재, 주사침, 혈액투석 관련 제품 등 6개 품목을 집중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생산·유통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멸균포장재와 약포장지, 약통 등 현장 우려 품목도 별도로 관리 대상에 포함했다.
생산기업에 대해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원료 공급과 생산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의료기관과 약국 등 수요처에 대해서는 복지부가 수급 상황을 일일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
유통 질서 관리도 병행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중심으로 사재기·매점매석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단체별 자율규제를 추진하는 한편 위반 행위가 확인될 경우 정부가 즉시 행정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치료재료의 경우 환율 상승을 반영해 건강보험 수가를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정부와 의약단체는 이번 협력 선언을 계기로 의료제품 수급 불안정 상황에 공동 대응하기로 하고, 관련 회의를 매주 정례적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6일 의약단체와 간담회에서 “엄중한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의료제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관리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며 “보건의약단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