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논란 많은 '키트루다와 병용' 파드셉 약평위 통과...협상명령은?

암질심 약 4개월만에 신속 처리...2차 단독요법 통과 못해 아스텔라스-엠에스디 양사 모두 동의해야 명령 가능 키트루다 협상결렬 시 파드셉 급여는? 숙제 산적

2026-04-03     최은택 기자

[이슈분석=항암제 타사 병용요법 급여] 항암제 타사 병용요법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는 아스텔라스제약의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주(엔포투맙베도틴)가 3월 급여 첫 관문을 넘어섰다. 2023년 3월10일 국내 허가를 받은 지 약 3년, 작년 10월 30일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파드셉은 이날 열린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안건에 올라 '급여 적정'으로 심의를 마쳤다. 해당 적응증은 타사 병용요법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로서 펨브롤리주맙(키트루다주, 엠에스디)과의 병용요법'이다. 

흥미로운 건 병용요법보다 더 수월할 것으로 여겨졌던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성인 환자 2차 단독요법은 통과된 적응증에서 제외됐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허가된 모든 적응증을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평가결과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은 적응증만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단독요법은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치료효과가 탁월한 항암제 타사 병용요법이 등장했지만 업체들 간 자의적인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과 함께 논란 아닌 논란이 촉발되고 있다. 이로 인한 고통은 온전히 환자들의 몫이다. [사진=챗GPT]

파드셉 병용요법이 이날 약평위를 통과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남아 있는 절차가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우선은 협상명령이다. 타사 병용요법인 만큼 보건복지부는 파드셉의 아스텔라스와 키트루다의 엠에스디에 일괄 협상명령을 내려야 한다.

이에 대해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협상명령은 해당 제약사들이 모두 수용한 뒤, 복지부에서 명령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아스텔라스제약 뿐 아니라 엠에스디도 협상절차 돌입에 동의해야 가능하다는 의미인데, 그동안 병용요법 급여절차에 소극적이거나 무응대로 일관했던 엠에스디 측이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엠에스디 측의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심사평가원이 약평위에 비교적 빨리 안건을 올려서 처리한 건 엠에스디 측의 동의가 전제된 게 아니겠느냐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조심스런 관측이다.

협상명령이 내려지더라도 문제소지는 계속 남아 있다. 두 약제 모두 협상이 타결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키트루다 협상이 불발된다면 어떻게 정리할 지가 풀어야 할 과제다. 

간단한 건 합의된 약제만 급여를 적용하고, 결렬된 약제는 비급여로 남겨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게 현행 법령상 가능할 지도 관건이지만, '반쪽짜리 급여'라는 부담을 정부와 보험당국, 제약사 모두 질 수 밖에 없다.

환자단체 한 관계자는 "두 약제 모두 고가여서 하나라도 급여가 적용되면 부담이야 덜 수 있지만, 한 쪽만 급여가 인정된다면 파드셉 급여등재의 의미가 반감되고, 실질적인 환자 접근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두 약제 모두 합의돼서 같이 급여가 적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보험당국, 제약사 모두 노력해야 한다. 만약 특정 회사 때문에 불발된다면 환자와 사회의 비난은 모두 해당 제약사가 다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항암제 타사 병용요법 논란의 불을 당긴 키트루다주와 파드셉주. [사진=엠에스디 & 아스텔라스제약]

잘 알려진 것처럼 파드셉-키트루다 조합과 같은 항암제 타사 병용요법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예정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보험당국은 이번 사례를 통해 타사 병용요법 급여 등재절차에 대해 가르마를 잘 탈 필요가 있다. 

'정부나 보험당국이 중재 등을 할 수 있는 법령적 근거가 없다며 업체끼리 알아서 정리하라'는 식의 태도는 정부와 보험당국이 가져갈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 정부는 그동안 반복되는 이슈 제기와 논란에도 구체적인 방향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계 한 관계자는 "어느 영역이나, 또 무슨 일이든 마찬가지지만 새로운 이슈가 생기면 이슈가 생기기 전에, 또는 늦어도 최소한 초기단계부터 적극적으로 고민해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게 상식"이라면서 "그런데 이번 사례에서는 복지부와 보험당국의 그런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남아 있는 절차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잘 풀어나가길 바랄 뿐"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