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 제도화 시동 "실력있는 전문의 육성 전환점"

의학회 공론화 후 김윤 의원 전공의법안 발의…전문단체 위탁·예산 지원 '명시' 여당·복지부, 수련교육 질 향상 수련교육원 공감…"중장기 수평위와 통합 검토"

2026-04-03     이창진 기자

수련교육 질 향상을 위한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 법제화에 의료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수련교과과정 연구 개발을 비롯해 수련병원과 수련프로그램 평가, 지도전문의 역량 강화 교육 등 전공의 수련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와 의료단체는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공의법 개정안에 포함된 전공의 수련교육원 신설 방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의사 출신 김윤 의원(보건복지위)은 3월 20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여당 김윤 의원이 발의한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을 담은 전공의법 개정안에 의료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학병원 의료진 로봇수술 모습. [사진=울산대병원]

개정안은 전공의 1인당 적정 환자 수 상한기준과 전공의 인력기준 신설, 예기치 못한 결원 발생 시 대체인력 배치 의무화, 지도전문의 제도와 협력수련체계 및 전임의 수련 지원 강화 그리고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치 등을 담고 있다.

의료계에서 집중하는 항목은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이다.

개정안은 '보건복지부장관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전공의 수련을 위해 보건복지부 소속으로 전공의 수련교육원을 둘 수 있다'고 명시했다.

수련교육원 업무는 ▲전공의 수련과정 개발 및 개선 연구 ▲전공의 수련기관 및 수련프로그램 평가 연구 ▲지도전문의 등 전공의 수련 관련 인력 교육 연수 ▲전공의 수련 관련 통계 분석 ▲그 밖에 전공의 수련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장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 등이다.

또한 전공의 수련교육원 독립성도 명시했다.

■김윤 의원 개정안, 수련교육원 전공의·지도전문의 수련교육 싱크탱크 “예산지원 근거 마련”

복지부는 수련교육원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관계기관 및 단체를 수련교육원으로 지정하거나, 관계기관 및 단체에 수련교육원 업무 전부 또는 일부를 위탁할 수 있다는 조항도 추가했다.

특히 복지부장관은 업무를 위탁받은 기관 및 단체에 업무 수행에 필요한 경비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는 예산 지원 근거를 마련했다.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을 제도화하고, 수련교육 전문성을 지닌 의료단체에 위탁하며, 수련교육원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복지부에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수련교육원 명칭이 다소 낯설 수 있으나 의료계 내부에서 오래전부터 제기된 내용이다.

대한의학회는 지난해 6월 학술대회에서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 필요성을 공론화했다. 당시 전공의 수련교육 질 향상 방안을 위한 수련교육원 설립 등을 논의한 수련 분과 토의 모습. [사진=대한의학회]

특히 지난해 6월 대한의학회 학술대회에서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이 공론화되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26개 전문과목 학회를 이끄는 대한의학회가 수련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 카드를 제시한 것이다.

여기에 김윤 의원이 전공의법 개정안으로 법제화에 시동을 건 셈이다.

미국은 전공의 수련교육에 연간 30조원, 영국은 연간 8조원 등의 정부 예산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간 30조원, 영국 8조원 수련교육 투자 “수련교육 질 향상, 국민건강 증진과 직결” 

수련환경은 임신 육아 전공의 보호와 근무시간 단축 시범사업 등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수련교육 질은 답보 상태이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매년 수련환경평가를 실시해 수련병원별 전공의 정원을 책정하고 있으나 전공의 및 지도전문의 인원 수와 수련교과과정 이행 여부 등 정량적 평가로 이뤄지는 것이 현실이다.

수련교육 질 향상을 위해 전공의 수련교육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대한의학회 박용범 수련교육이사는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을 담은 전공의법 개정안은 의미가 크다. 근무시간 단축과 근무조건 개선을 위해서도 수련교육 질이 담보돼야 한다.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은 결국 국민 건강을 높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련교육원 설립과 운영을 위해 국회와 정부의 협조와 지원이 절실하다. 미국과 영국이 전공의 수련교육에 수 십 조원의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이유를 직시해야 한다. 의사들을 위해 수련교육원을 설립해 국민 세금을 투입해야 하느냐는 시각은 잘못된 인식이다. 실력 있는 전문의로 성장하기 위한 수련교육 질 향상은 국민 건강과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수련교육원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수련병원별 수련교육 격차이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수련병원 간 수련교육 편차가 크다는 시각이다. 복지부는 임상교육센터 등을 통해 전공의 임상술기 개선에 노력하고 있지만 수련교육 질은 답보 상태라는 지적이다. 임상교육센터 의료진 교육 모습. [사진=충남대병원]

대학병원과 중소병원 등 전국 240여개 수련병원에서 근무하는 인턴과 레지던트는 진료과별 수련교과과정을 토대로 수련하고 있지만 전공의와 지도전문의가 느끼는 병원별 수련교육 현장 상황과 수준은 적잖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레지던트 연차별 수련교육 재평가 없이 진료과별 수련기간 이수로 전문의 시험 응시 자격이 부여되는 도제식 관리체계도 수련교육원 설립 시 전문가 연구와 개선 방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법제화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전공의법 개정안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를 비롯해 의료단체, 시민환자단체 등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어떻게 조정하느냐가 중요하다.

■수련교육원 법제화, 의료계 내부 견제 등 '변수'…여당 “수련교육 질 개선 예산 지원 당연”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에 국고 투입과 업무 위탁 등을 두고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시선과 의료계 내부의 견제 등 법안 심의 과정의 변수는 존재한다.

여당은 수련교육원 설립에 공감하는 분위기이다. 다만, 의료계 내부의 의견 조율 과정에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보건 분야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김윤 의원의 전공의법 개정안을 촘촘히 들여다봐야 알겠지만 전공의 수련교육 질 향상을 위해 수련교육원 설립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수련교육을 한층 제고해 국민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국가가 예산을 지원하는 게 맞다"고 평가했다.

조원준 수석전문위원은 다만,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제하고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을 사실상 운영 중인 대한병원협회 입장에서 수련교육원 설립이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전공의법에 명시됐듯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독립된 복지부 위원회인 만큼 수련교육원이 설립되면 양 기구의 역할 조정이 불가피하다. 복지부도 중복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병원협회 측은 말을 아끼고 있지만 회원병원 다수인 수련병원 통제력과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 이관 등 수련교육 구심점 역할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 추진을 불안한 눈빛으로 지켜보고 있다.   

복지부는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에 긍정적 입장이다.

의료인력정책과 공무원은 "국민 건강을 위해 전공의 수련교육 질을 높여야 한다는 점에서 수련교육원 필요성에 공감한다. 국회 법안 심의 준비를 위해 전공의법 개정안을 세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이 법제화되면 중장기적으로 수련환경평가위원회와 통합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