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커피 한 잔 값으로 비만 정복"…경구용 비만약 '파운다요' FDA 승인
FDA 신청 50일 만에 초고속 승인… '2002년 이후 신약 중 가장 빨라' 물·음식 제한 없는 편의성 강점…'주사제 시대' 가고 '알약 시대'로 월 149달러 파격가 제시, 한국 포함 40개국 글로벌 출시 속도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가 등장했다.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으면서, 2026년은 비만 치료의 중심이 주사제에서 알약으로 이동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의 ‘릴리 오포글리프론 허가가 시장과 정책에 미칠 영향’ 이슈브리핑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FDA는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파운다요(Foundayo, 성분명 오포글리프론)’를 허가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허가는 '국가우선바우처(CNPV)' 프로그램에 따른 5번째 사례로, 신청서 제출 후 단 50일 만에 승인이 이뤄졌다. 이는 2002년 이후 신물질신약(NME) 중 가장 빠른 기록이다. 당초 내년 1월로 예상됐던 허가 시점을 9개월가량 앞당긴 조치다.
"먹는 시간·조건 상관없다"…유통 혁신으로 즉시 공급
파운다요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알약 제형이다. 특히 릴리는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가 가진 한계를 정조준했다. 기존 경구용 치료제는 공복 복용과 까다로운 수분 섭취 제한이 필요했던 반면, 파운다요는 음식이나 물 섭취 제한 없이 언제든 복용 가능하다.
공급 방식 또한 혁신적이다. 릴리는 자사의 직접 판매 플랫폼인 '릴리다이렉트(LillyDirect)'를 통해 즉시 처방전을 접수하기 시작했으며, 오는 6일부터 본격적인 배송에 나선다. 곧이어 미국 내 일반 소매 약국과 원격의료 채널을 통해서도 공급망을 넓힐 계획이다.
시장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파격적인 가격 전략이다. 릴리는 상업 보험이 없는 자가 부담 환자를 위해 최저 용량 기준 월 149달러(약 20만 원)라는 가격표를 붙였다. 이는 하루 약 5달러로, '스타벅스 커피 한 잔 값' 수준이다.
'월 149달러' 파격가에 '메디케어' 적용까지
여기에 정책적 지원도 뒷받침된다. 미국 공적 의료보험인 메디케어(Medicare) 파트 D 자격이 있는 개인은 오는 7월 1일부터 월 50달러의 저렴한 비용으로 파운다요를 처방받을 수 있게 된다.
릴리의 시선은 미국 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릴리 측은 현재 한국을 포함한 세계 40개국 이상에 오포글리프론의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각국 당국의 승인이 떨어지는 대로 즉시 출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보관이 쉬운 경구제의 등장은 비만 치료의 문턱을 크게 낮출 것"이라며 "비만을 만성질환으로 인정하는 글로벌 추세와 맞물려 각국 정부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재검토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