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16% 인하에 산업 흔들”…제약업계 ‘비상경영’ 확산

비대위 “감내 한계 10% 넘었다” 반발…R&D·고용 축소 현실화 정부 공급안정 대책엔 공감…“보완 없이 산업 타격 불가피”

2026-03-27     최은택 기자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관 전경.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정부의 건강보험 약가제도 개편안에 대해 제약바이오 업계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약가 인하 폭이 업계 수용 한계를 넘어섰다는 지적과 함께 비상경영 체제 전환, 투자 축소 등 후폭풍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27일 입장문을 내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가 의결한 약가제도 개선방안과 관련해 “이번 개편안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과 보건안보에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업계는 특히 약가 인하 수준을 문제 삼고 있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평균 영업이익률이 5% 안팎에 그치는 상황에서도 건강보험 재정 안정과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최대 10% 수준의 약가 인하까지는 감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번 개편안에서는 기본 산정율이 16%로 결정됐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이는 산업계가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 한계를 넘어선 수준”이라며 “최소한의 산업 생태계 유지 기반을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도 내놨다. 원료 직접 생산, 국산 원료 사용, 국가필수의약품, 항생주사제 및 소아의약품 직접 생산 등에 대한 약가 우대는 의약품 공급 안정 측면에서 의미 있는 조치라는 것이다. 또 약가 인하 대상을 등재 시기에 따라 구분해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 역시 단기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업계는 “단계적 시행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피해 규모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비상경영 움직임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중동 정세 불안,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 및 물류비 증가 등으로 경영 환경이 악화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약가 인하가 더해지면서 연구개발(R&D) 투자 축소, 설비 투자 지연, 채용 계획 재조정 등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약가 인하 정책이 산업의 혁신 동력을 약화시키고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건강과 보험재정, 산업 경쟁력을 균형 있게 고려한 정책 보완에 나서야 한다”며 “국제 정세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향후 가동될 민관협의체가 약가 정책뿐 아니라 의약품 유통 구조 개선과 제네릭 활성화 방안 등까지 포함하는 실질적 논의 기구로 기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