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제도 개선 민낯…약가인하는 '프로', 절감재정 사용은 '아마추어'
제네릭 의존도 낮추기 정책 방향과 혁신형 제약 신규 제네릭 60% 가산 '모순' R&D 투입 전제한 성과 보상 필요…정 장관 "약가제도 연착륙 가능토록 추진"
제약바이오업계 체질 개선을 위한 약가제도 개선방안이 제네릭 의존도를 낮추고 신약 강국으로 가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아니오'이다.
약가제도 개선방안 자체가 잘못됐다는 의미가 아니다.
제네릭 약가인하 방안은 비교적 잘 만들었지만 절감된 건강보험 재정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할지는 아마추어 행정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심사평가원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상정해 의결했다.
보건의료계 관심은 제네릭 약가인하에 쏠렸다.
건정심은 이날 기존 53.55% 제네릭 약가를 45%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혁신형 제약기업은 49%,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47% 특례를 각 4년, 3년 적용한다.
당초 2012년 등재 제네릭에서 모든 제네릭으로 약가인하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특정한 한해 등재된 제네릭만 약가를 인하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제약바이오업계 현장 목소리를 수용한 것이다.
■제네릭 약가인하 적용 범위 확대…제약계 형평성 의견 반영, 보험 재정 절감액 ‘증가’
약가인하 품목 수 확대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복지부가 발 빠르게 움직인 셈이다.
복지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약 2조원+알파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 예상된다.
문제는 절감된 재정을 어디에 사용하느냐이다.
복지부는 R&D 혁신적 가치 창출에 방점을 찍었다.
그래서 마련한 개선안이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제약기업 우대이다.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제네릭에 대해 약가 60%를, 준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제네릭에 약가 50% 가산을 적용하는 방안이다.
약가 우대 기간은 혁신형 제약기업은 3+알파,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1+3년이다.
한 가지 의문이 든다.
토종제약사의 제네릭 중심 체질 혁신을 위해 제네릭 약가를 인하했는데. 또 다시 신규 제네릭에 50~60% 가산을 준다는 것은 어폐가 있기 때문이다.
일반 제약기업에서 인하된 제네릭 약가 재정을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제약기업 제네릭 약가에 쏟아붓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복지부는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 기준 고시 개정안을 통해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현재보다 2%p 상향했다.
■혁신형 제약 신규 제네릭 60% 가산 적용, R&D보다 제네릭 예산 집중 ‘농후’
시각을 바꿔 혁신형 제약기업 경영진 입장에서 신규 제네릭과 R&D 중 어느 곳에 예산을 집중할까.
당연히 60% 약가 가산을 주는 신규 제네릭이다. 게다가 R&D 2%p 상향의 3년 유예까지 고시안이 담긴 상황에서 신규 제네릭 발굴에 전력투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복지부가 제네릭 약기 인하는 '프로'이나, 절감된 건강보험 재정 사용은 '아마추어'라는 비판을 받은 이유이다.
복지부 권병기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지난 25일 전문기자협의회와 사전 설명회에서 혁신형 제약기업 신규 제네릭 약가 우대는 제네릭 축소 기조와 모순되지 않느냐는 [뉴스더보이스] 질의에 대해 "일리가 있는 지적이다"라고 공감했다.
권병기 건강보험정책국장은 다만, "혁신형 제약기업 특례가 끝나면 동일한 산정률로 수렴된다. 기업들이 R&D 재원을 축적하는 현실적 기반도 일정 부분 제네릭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했다"며 "이번 약가제도 개선방안이 제네릭 자체를 지양하는 것은 아니다. 품질 좋은 제네릭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답은 달라진 의료기관 보상 방안에 있다.
상급종합병원과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은 연간 1조원 이상의 건강보험 재정이 투입된다.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병원계 체질을 바꾸는 데 막대한 재정을 투입한 것이다.
하지만 촘촘한 평가지표를 통한 수가 가산과 성과에 따른 지원금이다. 중증질환과 고난도 수술 중심의 체질개선을 해야 재정 보상을 하는 것이다.
■신약 개발 체질개선, R&D 투입 전제한 보상 바람직…제약기업 인력도 성과지표 ‘필요’
제약기업도 동일하다.
제네릭에서 신약 개발로 토종업계 체질을 바꾸고 싶다면 신규 제네릭 약가 가산이 아닌 R&D에 직접 투입한다는 전제조건하에 재정 투입이 이뤄져야 한다.
쉽게 말해, 신약 개발 R&D에 사용해야 한다는 꼬리표를 붙여야 한다는 의미다.
이와 함께 제약기업에 종사하는 인력도 간과해선 안 된다.
혁신형 제약기업과 준혁신형 제약기업에 근무하는 영업, 마케팅, 연구 등 사무직 그리고 생산라인 근로자 등 신규 인력 채용과 경력직 유지도 재정 투입 성과지표에 포함해야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정책은 언제든 변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약가제도 개선방안 시행 후 문제가 있다면 수정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권병기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정은경 장관님은 제네릭을 포함한 제약기업이 국민 건강 증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R&D와 제약산업 측면도 있는 만큼 제도개선이 연착륙 가능하도록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