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의무기록 인증 구분 폐지 "실효성 없는 인증제 유지해야 하나"

복지부, 관련 고시 개정안 예고…의료기관 점검결과서 미제출 시 인증 '취소' 의무사항도 인센티브도 없는 EMR 인증제…"의료정보 교류 활성화 위해 필요"

2026-03-26     이창진 기자

의료기관 전자의무기록(EMR) 인증제 중 제품인증과 사용인증이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심사 절차 중복과 의료기관 참여율 저조 등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강제 사항도 메리트도 없는 전자의무기록 인증제 실효성이 대두될 전망이다.

보건복지부는 전자의무기록(EMR) 인증제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전자의무기록 인증기관 마크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는 2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제도 운영에 관한 고시' 일부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개정안 핵심은 제품인증과 사용인증 폐지이다.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은 현행 유지하고 제품인증과 사용인증 구분 항목을 삭제했다.

인증 기준 준수에 관한 점검을 위해 자체 점검 결과서 제출 요청 근거를 신설했다.

또한 인증 취소 기준에 자체 점검 결과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와 인증기준 기능 변경 또는 삭제 시 기능변경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등을 추가 했다.

의료정보정책과는 "의료법 제23조 2에 근거한 전자의무기록시스템 인증제는 현행 고시에 제품인증과 사용인증으로 구분해 운영 중이나, 인증 기준 및 심사 절차 중복, 의료기관 참여율 저조 등 인증 구분에 따른 실효성이 낮아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고 고시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결국, 전자의무기록 인증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고시를 개정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의료현장 반응은 차갑다.

■EMR 사용인증 의료기관 11% 불과…종병 51%, 병원 4%, 의원급 11% 그쳐 

인증제에 따른 인센티브가 미비한 상태에서 의료기관이 인증에 참여할 동기가 없는 것이다.

또한 전자의무기록 인증제는 의료법에 명시되어 있으나 강제 사항이 아니다.

2025년 6월 기준 의료기관 종별 전자의무기록 인증 현황. [사진=보건복지부]

2025년 6월 기준, 전체 의료기관 3만 6234개소 중 인증 전자의무기록을 도입한 기관은 2만 9733개소(82%)에 달하나, 사용인증 기관은 4053개소(11%)에 불과하다.

사용인증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은 모두 받았다. 하지만 종합병원은 330개소 중 168개소(51%), 병원은 1380개소 중 50개소(4%), 의원급은 3만 4477개소 중 3788개소(11%)에 그쳤다.

복지부는 전자의무기록 인증 업무를 한국보건의료정보원에 위탁 운영 중이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전자의무기록 인증제와 의료현장 괴리감을 인지하고 있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최근 공개된 복지부 종합감사 처분요구서 중 '전자의무기록 인증 관리 부적정' 사업에서 개선 요구와 기관주의를 받았다.

복지부 지적 요지는 전자의무기록 인증 처리 기한이 불명확하고, 인증 처리 기간이 너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인증 신청부터 인증서 발급까지 약 3개월(90일) 정도 소요된다고 의료기관에 안내하고 있다.

복지부가 185건 감사 결과, 신청기관의 부득이한 사유가 확인되지 않은데도 270일을 초과한 건이 47건(25.4%)에 달했다.

이에 한국보건의료정보원은 "복지부 감사 지적 사항은 동의한다. 다만, 전자의무기록 인증제는 법령상 임의 사항으로 대상 기관이 참여할 동기가 낮다. 실제 개별기관에 인증제 참여 협조를 구하고 기관 사정에 따라 일정을 잡아 업무를 수행하고 있어 심의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미 인증된 전자의무기록 시스템을 사용 중인 의료기관이 별도의 인증에 참여할 동기도, 유인책도 없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의료정책과 공무원은 "전자의무기록 인증이 두 개로 나눠져 있어 의료기관 부담 있어 실효성이 낮아 의료기관에서 인증을 받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를 반영해 제품인증과 사용인증을 합쳐 의료기관 부담을 줄여주는 규제 합리화"라고 설명했다.

담당 공무원은 "전자의무기록 인증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중소 의료기관 참여율이 낮다. 이번 고시 개정안은 인증 100%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인증이 활성화 돼야 전자의무기록시스템 통합의 발판을 마련하고, 의료정보 교류 활성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