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허가 후 급여까지 ‘긴 대기’…환자단체 “치료 공백 줄여야”

연합회, 복지부에 의견서 제출…항암제 등재 지연 문제 제기 병용요법·급여확대 심사 지연에 치료 접근성 저하 지적 엘라히어·파드셉·폴라이비 등 사례 언급 ‘신속등재-사후평가 체계’ 도입도 요청

2026-03-18     최은택 기자

혁신 항암제가 잇따라 개발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이후 건강보험 급여 적용까지 이어지는 과정에 대한 환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허가와 급여 사이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치료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7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항암제 급여 등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문제와 환자들의 요구를 전달했다.

연합회는 환자 문의와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된 사례를 바탕으로, 현행 절차가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충분히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회는 “암질환심의위원회는 항암제 급여 적용을 위한 중요한 단계로, 환자가 실제 치료 옵션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절차”라며 “식약처 허가 이후 새로운 치료제를 기다리는 기간이 길어질 경우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7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항암제 급여 등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문제와 환자들의 요구를 전달했다. [사진=챗GPT]

암질환심의위 단계부터 지연 우려

신약 사례로는 난소암 치료제 ‘엘라히어(미르베투시맙 소라브탄신)’가 제시됐다. 이 약은 기존 항암치료 이후에도 병이 진행되거나 반응하지 않는 환자를 위한 항체약물접합체(ADC) 치료제로, 기존 치료 이후 선택지가 제한적인 환자군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합회는 “엘라히어는 2025년 12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치료제”라며 “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 옵션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조속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셈블릭스(애시미닙)’에 대해서는 1차 치료로의 급여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현재 3차 치료제로 급여가 적용되고 있으나, 일부 환자에서는 내성이나 부작용 등으로 치료 지속이 어려운 경우가 있어 다양한 치료 옵션 확보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연합회는 “해외 주요 가이드라인에서도 치료 옵션으로 반영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초기 치료 단계에서도 활용될 수 있도록 급여기준 확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약평위 단계서도 병용요법 중심 지연

연합회는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단계에서도 지연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병용요법의 경우 평가 과정이 복잡해지면서 등재가 더욱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이성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엔포투맙 베도틴)’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의 병용요법으로 치료 효과를 개선한 사례다. 그러나 서로 다른 제약사의 약제를 함께 평가해야 하는 구조로 인해 급여 등재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연합회는 “이 과정에서 환자들이 고가의 비급여 치료 부담을 겪고 있으며 치료 접근이 제한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치료 접근이 지연되지 않도록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폴라이비·블린사이토도 적용 지연 사례로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치료제 ‘폴라이비(폴라투주맙 베도틴)’도 1차 치료 급여기준이 설정됐지만 실제 적용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환자들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는 사례로 제시됐다.

연합회는 “폴라이비 병용요법은 20년 만에 1차 치료 전략 변화를 가져온 새로운 치료 옵션”이라며 “환자들이 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치료제 ‘블린사이토(블리나투모맙)’ 역시 공고요법에서 생존율 개선 효과가 확인됐음에도 급여 적용까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연합회는 “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은 재발 위험이 높은 질환으로 재발 예방이 중요하다”며 “미세잔존질환 단계에서 시행되는 공고요법은 필수적인 치료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약제가 환자들에게 의미 있는 치료 옵션으로 적시에 활용될 수 있도록 조속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약에도 환자 접근성 개선 협조 요청키로

이은영 연합회 이사는 이날 뉴스더보이스와 통화에서 “치료제의 신속한 급여 적용을 위해서는 정부의 평가 절차뿐 아니라 제약사의 적극적인 역할도 중요하다”며 “제약사에도 공문을 보내 재정분담 방안 마련과 필요한 자료 제출 등 환자들의 약제 접근권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합회는 별도로 ‘신약 건강보험 등재 지연에 따른 환자 접근성 개선 필요성’도 건의했다.

연합회는 “중증 암 및 희귀질환과 같이 치료 시기가 중요한 질환에서는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지연이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환자의 치료 기회를 제한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약의 건강보험 등재 절차 전반에서 발생하는 지연을 최소화하고, 환자들이 적시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신속등재-사후평가 관리체계’를 조속히 마련해 실효성 있게 운영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