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1인 1개 원칙’ 더 강해진다…필수의약품 국가 직접 공급도

국회 보건복지위, 약사법·의료기기법·의료법 개정안 통과 약국 복수 운영 금지 명확화·긴급도입 의료기기 제도 정비 전자의무기록 열람도 접속기록 보관도

2026-03-16     최은택 기자

[이슈초첨] 3월 국회 보건복지위 통과 법률안=④약사법·의료기기법·의료법

약국의 복수 개설을 명확히 금지하고 국가필수의약품이 시장에 공급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직접 제조나 수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문가가 제품을 추천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의료광고를 금지하는 의료기기법 개정안과 전자의무기록 열람 시에도 접속기록 보관을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함께 의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약사법·의료기기법·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 대안을 각각 의결했다. 이번 법안들은 여러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을 통합·조정해 마련된 위원회 대안으로,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치면 최종 확정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한 법률안들을 의결했다. [사진=국회의사중계시스템]

약사법 개정안...“어떠한 명목으로도 복수 약국 운영 불가”

약사법 개정안은 약국의 복수 개설 금지 규정을 보다 명확히 하고, 국가필수의약품 공급을 위해 정부가 직접 제조 또는 수입에 나설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대안은 서영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두 건의 약사법 개정안과 김상훈 의원, 이주영 의원, 김남희 의원, 한지아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통합·조정해 마련됐다.

개정안은 약사 또는 한약사가 “하나의 약국만 개설할 수 있다”고 규정한 현행 조항을 “어떠한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약국을 개설하거나 운영할 수 없다”로 강화했다. 약국의 명의 대여나 투자 방식의 우회적 운영 등 비약사 자본의 간접 지배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취지다.

또 의약품 광고 규제도 강화됐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음향이나 이미지, 영상 등을 제작하고 의사·치과의사·한의사·수의사·약사·한약사·대학교수 등 전문가가 특정 의약품을 보증하거나 추천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광고를 금지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국가필수의약품 공급 체계도 보완됐다. 국가필수의약품 안정공급 협의회를 통해 협조 요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어려운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제조업자에게 의약품을 주문해 생산하도록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제조에 필요한 비용은 정부가 지급한다.

또 필수의약품 공급이 어려운 경우 식약처장이 직접 의약품을 수입해 공급할 수 있는 ‘긴급도입’ 제도도 신설됐다. 긴급도입된 의약품의 보관과 공급, 관련 업무는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국가필수의약품 주문 제조와 긴급도입 사업을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의 사업 범위에 포함하는 내용도 함께 반영됐다.

국회 관계자는 “최근 의약품 공급 불안과 생성형 AI 광고 문제, 의료정보 관리 강화 필요성 등 정책 환경 변화를 반영해 여러 의원안의 공통 내용을 정리해 위원회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기기법 개정안...긴급도입 의료기기 제도 법률로 명확화

의료기기법 개정안은 긴급도입 의료기기 제도를 정비하고 AI 기반 광고 규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대안은 김선민 의원, 서영석 의원, 김상훈 의원, 이주영 의원, 한지아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통합해 마련됐다.

개정안은 기존 ‘희소·긴급도입 필요 의료기기’라는 용어를 ‘긴급도입 의료기기’로 변경해 개념을 명확히 했다. 긴급도입 의료기기를 지정해 국내에 공급하는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수요 조사를 실시하고 공급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는 절차를 법률에 명시했다.

또 긴급도입 의료기기의 수입·공급 및 관련 정보 제공 업무와 수요 조사 및 공급 계획 수립 업무를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에 위탁할 수 있도록 했다. 정보원은 해당 의료기기를 수입하는 경우 허가나 인증, 신고 절차 없이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긴급도입 의료기기가 지정 기준에 더 이상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식약처장이 지정을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의료기기 광고 규정도 강화됐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이용해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가상의 음향이나 이미지, 영상 등을 활용해 의사·약사 등 전문가가 의료기기를 추천하거나 사용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광고를 금지하는 규정이 새로 마련됐다.

의료법 개정안...전자의무기록 열람도 접속기록 남겨야

의료법 개정안은 병역 관련 신체검사 과정에서 필요한 의료기록 제출 근거를 확대하고 전자의무기록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번 대안은 강선영 의원과 소병훈 의원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통합·조정해 마련됐다.

개정안은 지방병무청장이 병역판정검사뿐 아니라 확인신체검사를 실시하는 경우에도 의료기관에 진료기록과 치료 관련 기록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병역 감면을 목적으로 질병을 허위로 신고하는 행위 등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또 전자의무기록 관리 규정도 강화됐다. 현행법은 전자의무기록에 추가 기재나 수정이 이루어진 경우에만 접속기록을 보관하도록 하고 있지만, 개정안은 전자의무기록을 열람한 경우에도 접속기록을 별도로 보관하도록 의무화했다.

국회 다른 관계자는 “의약품 공급 안정과 의료기기 관리 체계 정비, 의료정보 보안 강화 등 최근 제기된 보건의료 현안에 대응하기 위한 입법”이라며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심의를 거쳐 법안이 확정되면 관련 제도 운영의 법적 기반이 한층 명확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