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의사 양성 위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법안 속행
국회 보건복지위, 박희승 의원 등 3명 의원 발의안 통합 대안 의결 학비 전액 지원-졸업 후 공공의료기관 15년 의무 복무 의사단체 “의료인 기본권 침해" 등 이유로 반대
[이슈초첨] 3월 국회 보건복지위 통과 법률안=③국립의학전문대학원설립법
공공보건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사를 국가가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다. 학생 학비 전액 지원과 함께 졸업 후 공공의료기관에서 15년 동안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다만 의료계는 의료 인력을 장기간 국가가 강제 배치하는 제도라며 기본권 침해와 의학교육 훼손 우려를 제기하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대안)’을 의결했다. 이번 대안은 박희승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 김문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중보건장학을 위한 특례법 전부개정법률안’, 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 등 3건의 법률안을 통합·조정해 마련됐다.
보건복지위원회는 법안심사제2소위원회 심사를 거쳐 기존 3건의 법률안은 각각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기로 하고 이를 통합한 위원회 대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치면 최종 확정된다.
국회 관계자는 “고령화와 지역 의료공백, 감염병 대응 등 공공의료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공공보건의료 인력을 안정적으로 양성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며 “여러 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통합해 국가가 공공의료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의료 인력 양성 위한 전문대학원 설립=법안은 공공보건의료 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을 설립·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립의학전문대학원은 공공의료 분야에 특화된 교육과 연구를 체계적으로 제공해 공공보건의료 발전과 국민 건강 보호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대학원은 법인 형태로 설립되며 「고등교육법」에 따른 대학원대학으로 운영된다.
정관에는 목적과 명칭, 주요 조직, 교육·연구 운영, 재산 및 회계 관리 등 학교 운영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포함하도록 했다. 정관을 변경할 경우에는 이사회 의결을 거쳐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했다.
이사회 중심 운영 체계=국립의학전문대학원은 이사회 중심의 운영 구조를 갖추도록 했다.
임원은 이사장과 총장을 포함한 10명 이상 15명 이하의 이사와 1명의 감사로 구성된다. 총장은 학교의 장으로 대학원을 대표하며 업무를 총괄하고 임기는 4년이다. 총장은 이사회에서 선임하되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이 과정에서 교육부 장관의 동의도 받도록 했다.
이사회는 예산과 결산, 주요 재산 관리, 교육·연구 운영 등 대학원의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운영된다. 평의원회는 중장기 발전계획과 교육과정 운영, 교직원과 학생 복지 등 학교 운영과 관련된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가·지자체 재정지원 근거 마련=법안은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과 운영을 위한 재정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대학원 설립과 운영을 위해 출연금을 지급할 수 있으며 국유재산이나 공유재산을 무상으로 양여하거나 대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대학원은 장기 차입이나 학교채 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으며 교육·연구 활동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수익사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국가는 대학원의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위해 설립 비용과 함께 인건비, 경상적 경비, 시설 확충비, 교육·연구 지원금 등을 매년 지원하도록 규정했다.
학생 학비 전액 지원…졸업 후 15년 의무복무=국립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학생에게는 입학금과 수업료, 교재비, 기숙사비 등 학업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도록 했다.
다만 학업을 중단하거나 자퇴하는 경우, 졸업 후 3년 이내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하지 못한 경우,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등에는 지원받은 학비와 법정이자를 더한 금액을 반환하도록 했다.
특히 대학원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 의사 면허를 부여할 때 공공보건의료기관 등에서 15년 동안 의무복무하도록 하는 조건을 부여할 수 있도록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매년 공공보건의료기관과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의무복무기관을 지정하고 의무복무 의사의 명단과 배치 기준을 결정한다. 의무복무 의사는 지정된 기관에서 근무해야 하며 의무복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정명령, 면허 정지, 면허 취소 등의 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국가 보건의료 수요를 고려해 의무복무 의사가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전문과목의 종류를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의협 “의료인 기본권 침해·의학교육 훼손 우려”
앞서 대한의사협회는 이 법안에 대해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실제 의협은 지난 1월 정례 브리핑에서 “공공의료 강화를 명분으로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의료 인력을 국가가 장기간 강제 배치·관리하는 제도”라며 “의료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의학교육의 본질을 훼손할 소지가 크다”고 주장했다.
특히 15년 의무복무와 면허 취소 규정이 직업 선택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의 수련과 군 복무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까지 국가가 지정한 지역과 기관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의학교육이 교육부 소관임에도 법안이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총장 선임 승인, 예산 승인, 지도·감독 등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어 대학 운영과 교육 과정에 대한 행정 권력의 개입이 제도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은 공공의료 강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강제 복무 방식이 아닌 처우 개선과 인프라 확충, 합리적 보상 등을 통해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하면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시행된다. 법 시행 이후에는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설립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교육과정과 실습 체계 등을 마련하고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