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사고 설명의무 법제화·필수의료 형사특례 도입...입법 추진

전진숙, 책임보험 의무화·중상해까지 반의사불벌 확대 담은 개정안 발의

2026-03-04     최은택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 [사진=국회]

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진의 설명의무를 법에 명시하고, 중과실이 없는 필수의료행위에 대해 형사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의료기관의 책임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조정·중재 성립 시 중상해까지 반의사불벌 특례를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전진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현행 법은 2011년 제정돼 2012년부터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의료분쟁 조정·중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와 의료진 간 소통 부족으로 분쟁이 심화되고, 형사사건화로 장기간 수사와 소송이 이어지면서 환자와 의료인 모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개정안은 응급·중증·분만·소아·외상 등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의료행위 가운데 긴급하거나 고난이도에 해당하는 경우를 ‘필수의료행위’로 규정하고, ‘중대한 과실이 있는 의료행위’의 정의를 신설했다.

또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와 보건의료인에게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사고 내용 등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의무를 부여했다. 의료기관이 유감의 뜻을 표명할 수 있도록 하되, 해당 표현은 민·형사상 책임을 인정하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형사절차와 관련해서는 의료인이 최선의 진료를 다했음에도 의료사고로 고소된 경우, 해당 행위가 필수의료행위인지와 중대한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을 심의하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신설하도록 했다.

아울러 조정·중재가 성립하고 환자가 의료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한 경우, 의료인이 책임보험 가입과 설명의무를 이행했다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했다. 현행 경상해에 한정된 반의사불벌 특례를 중상해까지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다.

중과실이 없는 필수의료행위로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하더라도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피해자에게 손해 전액을 배상한 경우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특례도 규정했다. 위험도가 높은 필수의료 분야에서 형사부담으로 인한 진료 기피를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에 대해 책임보험 또는 책임공제 가입을 의무화하고, 보험 관리 업무 위탁과 보험료에 대한 국가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전 의원은 법률안 제안이유를 통해 “의료사고 피해자의 신속한 권리 구제와 필수의료 현장의 안정적 진료환경 조성을 함께 도모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필수의료행위' 정지·폐지·방해 금지법도 함께 발의

한편 전 의원은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 등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적인 의료행위가 정지되거나 폐지될 경우 중대한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법률에 명시하는 내용을 담은 의료법개정안도 같은 날 발의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를 ‘필수유지업무’로 규정하고 해당 업무의 정당한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를 쟁의행위로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다만 사용자 등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에만 적용돼, 의료계의 집단사직이나 집단휴진 등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개정안은 「의료법」에 필수유지 의료행위를 규정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신설했다.

전 의원은 “의료사고로 인한 피해 구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한편, 필수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입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