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나 암 걱정 없는 나라’…정부, 5차 암관리 종합계획 청사진 내놔

지역 격차 해소·조기진단 강화·생존자 돌봄 확대…AI 기반 연구 인프라 구축 복지부, 공청회 통해 2026~2030년 국가 암관리 방향 제시

2026-01-30     최은택 기자

정부가 향후 5년간 국가 암 관리 정책의 방향을 담은 ‘제5차 암관리 종합계획(2026~2030)’ 초안을 공개했다. 지역 간 암 의료 격차를 줄이고 국가암검진을 통한 조기 진단을 강화하는 한편, 치료 이후 생존자와 말기 환자에 대한 돌봄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암 연구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보건당국은 이번 계획을 통해 “거주 지역에 관계없이 암 예방·진단·치료·돌봄이 가능한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4차 계획 성과 정리…암데이터 확충·검진·보장성 개선

29일 보건복지부의 ‘제5차 암관리 종합계획(안)’에 따르면, 앞선 제4차 암관리 종합계획(2021~2025) 기간 동안 암 공공데이터 기반이 상당 부분 확충됐다. 암등록자료와 국가암검진 자료, 건강보험 청구자료, 사망자료 등을 연계한 암 빅데이터 구축이 진행됐고, 이를 토대로 암 발생·치료·생존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예방과 검진 분야에서는 위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검사 및 제균치료 급여 확대,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접종 대상 확대, 국가건강검진에 C형간염 항체검사 도입 등이 추진됐다.

치료 부문에서는 항암 신약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확대를 통해 환자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감염병 유행 상황에서도 암환자 치료가 지속될 수 있도록 관리 체계를 보완했다. 소아청소년암 진료체계 정비와 암 치료 전 과정의 질 관리 강화도 주요 성과로 제시됐다.

암 치료 이후를 겨냥한 정책도 확대됐다. 암생존자 통합지지 서비스 표준화, 국립암센터의 국가 암관리 컨트롤타워 기능 강화, 지역암센터를 중심으로 한 암관리 사업 확대 등이 추진됐다.

기존 암관리종합계획의 성과. [사진=보건복지부]

한계도 명시…예방 참여 저조·희귀암 연구 부족 지적

다만 정책 성과와 함께 한계도 드러났다. 연구와 정책 현장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암데이터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대표적으로 지적됐다. 진료 정보와 영상, 유전체 정보를 아우르는 복합 데이터와 이를 활용한 생성형 의료 AI 연구 기반이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암 예방 분야에서는 인구 고령화로 암 발생이 증가하는 가운데 젊은 층 암 발생도 늘고 있지만, 예방과 검진 참여는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문제로 제시됐다.

희귀암의 경우 전체 암환자 가운데 일정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임상연구와 신약 개발이 호발암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연구·치료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도 과제로 꼽혔다.

수도권으로 암 진료가 집중되는 현상 역시 지속되고 있다. 신규 암환자 가운데 수도권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는 비율이 높아 지역 간 의료 접근성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분석이다.

암 생존율은 개선…지역 격차·조기진단 중요성은 여전

우리나라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다만 암 종류와 지역에 따른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며, 조기 진단 여부에 따라 치료 성과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소아청소년암과 희귀암은 치료 접근성과 연구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해 장기적인 정책 지원 필요성이 강조됐다. 암 치료 기술 발전으로 생존자가 늘면서 치료 이후 건강관리와 사회 복귀 지원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제5차 암관리종합계획의 비전과 목표. [사진=보건복지부]

5차 계획 핵심 목표…지역완결 의료·돌봄·AI 연구

제5차 암관리 종합계획은 ▲지역 간 암 의료 격차 완화 ▲국가암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 향상 ▲암 치료 이후 생존자와 말기 환자 돌봄 강화 ▲AI 기반 암 연구 인프라 구축을 4대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지역암센터를 중심으로 한 ‘지역완결형 암 의료체계’ 구축이 추진된다. 지역암센터에 대한 시설과 인력 지원을 강화하고, 최신 암 진단·치료 장비 도입을 확대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 국립암센터와 지역암센터 간 연구 협력 체계를 강화해 지역에서도 임상연구와 첨단 암 치료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암 예방부터 치료, 돌봄까지 전 주기를 포괄하는 국가 차원의 암관리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환자단체 한 관계자는 “암 치료 수준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 수도권 대형병원을 찾아 이동해야 하는 현실이 있다”며 “지역에서도 동등한 수준의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환자단체 관계자는 “암 생존자가 늘어나면서 치료 이후의 건강관리와 사회 복귀 지원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희귀암과 소아암 환자에 대한 연구와 치료 지원을 확대하고 생존자 돌봄 체계도 함께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