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제약업계 체질개선 위해 약가인하 필요"..현실은 글쎄?

정경실 보건실장, 영업이익 아닌 혁신 연구 지원…"충격파 줄일 방안 고심" 비대면진료 약사법 과도한 플레임 우려 "대제조제와 성분명처방 신중 검토"

2026-01-26     이창진 기자

보건당국이 신약 개발을 위한 제약바이오업계 체질 개선을 명분으로 약가제도 개편방안 당위성을 고수하고 나섰다.

다만, 제약바이오업계의 거센 반발을 의식해 의견수렴을 통해 합리적 방안으로 조정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약가제도 개편방안 당위성을 피력했다. [사진=전문기자협의회]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업계의 약가제도 개편방안 우려와 반대를 감안해 업계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정책과 현장의 간극을 좁히는 방안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노연홍, 윤웅섭)를 결성하고 일방적 약가 인하 저지를 위한 행동에 돌입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경기도 화성 한국제약협회조합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고 대규모 약가인하 방안이 의약품 산업과 생산 현장에 미치는 위험성과 파장을 환기시키면서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혁신형 제약기업과 R&D 비중이 높은 기업에 가산 혜택을 주고, 제네릭 업체에 약가를 인하하는 것은 중소업체에서 감당하기 힘든 정책이라면서 약가 인하에 따른 고용 불안과 R&D 투자 위축, 생산 기반 약화 등 제약바이오 산업 전반의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복지부 생각은 달랐다.

보건복지부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간담회에서 "약가 인하 목적은 약제비 절감과 제약산업 생태계를 발전적으로 바꿔보겠다는 데 있다"고 전하고 "국내 제네릭 약가는 다른 나라보다 효과가 있는 것은 맞으나 약가는 고평가되어 있다. 제약바이오 시장이 제네릭 위주로 안주하는 약가 체계라고 판단한 것이다"라며 개편 취지를 설명했다.

중소 토종업체의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에 공감하면서 혁신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 변화 필요성은 고수했다.

정 실장은 "제약바이오계 현장에서 혁신을 하려면 영업 이익이 있어야 R&D에 투자를 한다는 의견에 일부분 공감한다. 현실을 무시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제네릭 위주 생산을 하다보면 다른 쪽으로 자원 배분이 어렵다. 갈아타는 기준을 영업이익이 아닌 혁신에 대한 지원을 통해 해줘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신약 개발을 위한 업계 체질개선을 위해 제네릭 약가인하라는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정 실장은 "14년 전 약가제도 개편 당시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의 약가를 줬다. 지금까지 체질개선은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혁신형 제약기업 중 제네릭 매출이 90% 경우가 많다. 제네릭 약가를 높게 준다고 혁신으로 이어지지 않아 다른 기전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제약바이오업계의 약가제도 개편방안 반발을 의식해 업계 의견청취 등 충격파를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지난 22일 경기 화성 한국제약협회조합에서 열린 제약바이오업계의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 모습.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다만, 정 실장은 "복지부가 발표한 약가제도 개편방안을 확정된 것은 아니다. 업계 의견을 들이면서 충격파를 줄여줄 수 있는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제약바이오업계 목소리를 주시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국회에 계류 중인 비대면진료 관련 약사법 개정안 입장도 표명했다.

정 실장은 "닥터나우 금지법, 제2의 타다 금지법으로 인식하는 부분이 안타깝다. 비대면 플랫폼을 제도화하면서 약사법에서 의료기관과 도매상 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규제 장치를 비대면 플랫폼 업체가 들어오면서 규제가 없는 상태가 된 것이다. 제도의 공백에 대해 다른 플레이어와 같이 제도를 만드는 개념이지 특정 업체만 못하게 한다는 개념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약사법 개정안에 프레임이 잘못 씌워진 감이 있다. 중기부와 관련 단체와 업계 의견을 듣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까지 법이 통과된 상태고 보건복지위원회 입장은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의료계가 우려하는 대체조제와 성분명 처방은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정 실장은 "대체조제 활성화는 틀을 만들어 이제 조금 편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성분명 처방도 지금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성분명 처방을 의무화할 것이냐는 충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에 한다고 하면 수급 불안정 의약품부터 검토해야 한다. 근데 대체조제가 종전보다 유연해지고 활성화 할 수 있어 불편한 부분을 풀어주는 단계까지 갔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공급 불안정 의약품은 성분명 처방 뿐 아니라 공급 생산 문제까지 다 엮겨 있다. 다른 트랙으로 검토하면서 최종 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조심스런 의견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