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급여 확대했지만 ‘투약 2년 이내’만 적용"…기준 개정 청원
청원인 “오래 치료한 환자 배제 납득 어려워”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기준을 둘러싸고 환자들의 문제 제기가 국민동의청원으로 이어졌다. 급여 적용 암종은 확대됐지만, 실제 지원 대상이 ‘투약 시작 2년 이내 환자’로 제한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22일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건강보험급여 적용 기준의 개정에 관한 청원’이 등록됐다. 청원은 다음 달 21일까지 30일간 동의를 받는다.
청원인은 키트루다가 2014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이후 빠르게 적응증을 확대해 왔고, 여러 암종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하며 2023년 전 세계 매출 1위를 기록한 항암제라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에서는 고가 약제임에도 불구하고 상당 기간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서 제외돼 환자가 약제비 전액을 부담해 왔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말 키트루다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 범위를 기존 비소세포폐암 등 4개 암종에서 두경부암, 위암, 식도암, 자궁내막암, 소장암, 담도암, 직결장암, 삼중음성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9개 암종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세부 기준에 ‘키트루다 투약을 시작한 지 2년 이내인 환자에게만 2년간 급여를 적용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논란거리로 부각됐다. 이 기준은 사실 면역항암제가 급여권에 처음 진입할 때부터 적용돼 왔었다.
이에 대해 청원인은 “정부 예산이 한정돼 있어 환자 1인당 2년간만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투약을 시작한 지 2년이 넘은 환자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2년 이내이거나 새로 투약을 시작한 환자에게만 급여를 적용하는 기준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키트루다 약제비를 감당하느라 장기간 생활고를 겪어온 기존 환자들이 급여 확대 과정에서 오히려 배제되는 구조라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청원인은 “투약 기간이 오래된 환자부터 우선적으로 2년간씩 지원하고, 예산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투약 기간이 짧은 환자들을 순차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에서는 정부가 예산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다수 환자가 2년 내 완치돼 투약을 중단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급여 기준을 설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현장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키트루다를 투약하는 환자 가운데 2년 이내 완치돼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는 드물고, 대부분 환자가 2년 이상 지속적으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암 전이와 재발에 대한 우려로 생활고를 감수하면서도 투약을 계속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현행 급여 기준은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에 따라 청원인은 키트루다 급여 적용 기준을 ‘키트루다를 사용하는 모든 환자에게 2년간씩 지원’하거나, ‘투약 기간이 오래된 환자부터 우선 지원하고 예산 범위 내에서 순차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으로 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