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보건 직역갈등 공론 본격화…업무조정위 출범 ‘협업 시험대’

복지부, 보건의료기본법 업무조정위원회 내달 출범…최소 50명 매머드 위원회 의사와 한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면허·업무범위 논의 "현장 의견 충분히 경청"

2026-01-23     이창진 기자

[이슈분석=보건의료인 직역갈등] 보건의료 직역간 현장에서 발생하는 불편한 현실이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의사와 간호사, 약사, 의료기사 등의 협업 과정에서 면허범위와 업무분담 해법으로 작용할지, 직역 간 갈등을 부추기는 활화산이 될지 주목된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가 개정 보건의료기본법 다음달 시행을 앞두고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 출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정 보건의료기본법(제26조 2)에 의거 복지부는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를 운영해야 한다. 해당 조항 법 시행은 2월 27일이다.

복지부는 개정 보건의료기본법 2월말 시행을 앞두고 업무조정위원회 출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에 따라 이형훈 제2차관이 위원장을 맡는다. 사진은 이형훈 제2차관의 작년 12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회의 주재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는 보건의료 직역의 전문성과 환경, 협업 등을 고려해 구체적인 범위를 심의하는 복지부 장관 자문기구이다.

업무조정위원회 위원 구성은 방대하다. 50명 이상 100명 이하 위원으로 구성해야 한다.

최소 50명 위원으로 구성되더라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24명 위원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이다.

위원장은 복지부 이형훈 제2차관이 맡고, 부위원장은 호선으로 선출한다.

위원 구성은 보건의료인력을 대표하는 대표와 의료기관단체 추천 인사 20명 이상, 노동자단체와 시민단체 및 소비자단체 추천 인사 10명 이사,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10명 이상, 보건의료인력 면허와 자격을 지닌 전문가 10명 이상 등이다.

업무조정위원회 심의 안건도 법에 명시됐다.

보건의료인력 면허와 자격 구체적 업무 범위 및 업무 조정 사항, 보건의료인력 간 협업 및 업무분담 사항, 분과위원회 구성 운영 사항 그리고 그 밖에 위원장이 심의에 부치는 사항 등이다.

■보건의료인 업무영역 직역 갈등 불편한 현실 "업무조정위원회에서 개선방안 도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간호사, 약사, 한약사, 의료기사, 간호조무사 등 진료현장에 투입되는 보건의료인 면허범위와 업무 영역 모두 논의 테이블에 올라간다는 의미다.

의사과 간호사, 의사와 한의사, 간호사와 의료기사, 약사와 한약사 등 면허범위와 업무 영역을 놓고 벌어지는 직역 간 갈등은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진료와 시술, 검사 등 의료행위 현장에서 벌어지는 불편한 현실을 업무조정위원회를 통해 공개적으로 논의해 개선방안을 도출하자는 것이다.

오랜 기간 지속된 직역 갈등 문제가 과연 해소될까.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보건의료 직역과 전문가 50명이 모여 무슨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한치의 양보 없는 직종과 직역의 자존심 대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타 직역의 잘못된 관례와 과오를 들쳐내고, 직역 간 갈등을 부추기는 부작용이 우려되는 이유이다.

■보건의료 직역 전문가 50명 실효성 제기 "갈등 부추기는 부작용 우려"

반면, 직역 간 면허범위를 놓고 법적 소송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을 완화시킬 예방주사 효과도 기대된다.

복지부가 논의 안건 설정과 회의 진행 등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정경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이 다양해 하나하나 정책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판례가 나오면 이를 준용하는 것이 많다. 업무조정위원회를 통해 사법부 판단에만 맡기지 말고 행정적으로 먼저 정리할 수 있는 것을 정리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뜨거운 감자인 보건의료인력 직역 쟁점 사안이 공식적 논의를 앞두고 있는 셈이다.

복지부 공무원은 "법 시행에 맞춰 업무조정위원회 위원 위촉과 논의 안건 등을 준비하고 있다. 보건의료인력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인 만큼 업무조정위원회 발족이 3월로 늦어질 수도 있다. 시간에 쫓기기보다 직역의 현장 의견을 충분히 듣고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건의료인력 업무조정위원회는 자문기구라는 점에서 결정 사항이 곧바로 법과 정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심의 사항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는 점에서 법적, 제도적 연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면허범위·업무분담 테이블에서 전면 논의…갈등 완화 vs 충돌 격화 시각 '교차'

보건의료 직역 간 현장에서 발생해온 갈등과 ‘불편한 현실’이 제도적 공론장에 오른다. 의사·간호사·약사·의료기사 등 직역 간 협업 과정에서 누적된 면허범위와 업무분담 문제를 정리할 해법이 될지, 갈등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복지부는 법 시행에 맞춰 위원 위촉과 안건 준비에 착수했다. 

최소 구성 기준만 충족해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24명)의 두 배 이상 규모다. 심의 안건도 법에 명시됐다.

보건의료인력 면허와 자격의 구체적 업무 범위 및 조정, 직역 간 협업과 업무분담, 분과위원회 구성·운영 등이 주요 의제다. 의사·치과의사·한의사·간호사·약사·한약사·의료기사·간호조무사 등 모든 직역의 업무 영역이 논의 대상에 오른다.

■해묵은 직역 갈등 제도권 논의..복지부, 법적 소송 완화 예방주사 '기대'

의사와 간호사, 의사와 한의사, 간호사와 의료기사, 약사와 한약사 간 갈등은 오랜 기간 지속돼 왔다. 진료·시술·검사 등 의료행위 현장에서 발생하는 관행과 업무 중첩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5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형 위원회 구조가 실질적 합의 도출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직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한 만큼 자존심 대결로 흐르거나 타 직역 관행을 문제 삼는 공방이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법 시행에 맞춰 위원 위촉과 안건을 준비 중이며, 중요한 사안인 만큼 3월 출범으로 늦어질 수도 있다”며 “시간에 쫓기기보다 직역의 현장 의견을 충분히 듣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업무조정위, 중량감 있는 조정안 내놔야 "국회에 심의 결과 제출, 입법과 제도 영향"

업무조정위원회는 자문기구로 결정 사항이 곧바로 정책이나 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심의 결과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만큼 입법과 제도 개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다. 

보건의료 직역 간 쟁점이 공식 논의에 들어가면서 향후 협업 구조와 면허체계 전반에 변화가 예상된다. 결국 위원회 운영 방식과 의제 설정이 협업 해법을 도출할지, 갈등을 증폭시킬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