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자 지원 확대·백신 자급화 속도…국가 책임 강화

질병청, 복지부에 업무보고...국가관리 희귀질환 1389개로 mRNA·필수백신 국산화로 감염병 대응 기반 구축

2026-01-13     최은택 기자
질병관리청 전경. [사진=뉴스더보이스 헬스케어]

질병관리청이 희귀질환자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감염병 대응을 위한 백신 자급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 또 희귀질환 진단·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mRNA 백신과 필수 예방접종 백신의 국산화를 통해 감염병 위기 시 안정적인 대응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가 12일 공개한 질병관리청 업무보고 자료를 보면, 질병관리청은 2026년 희귀질환자 지원을 강화하고 감염병 대응을 위한 백신 자급화에 속도를 낸다. 희귀질환 진단·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감염병 위기 시 백신과 치료제를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

희귀질환자 지원 확대…의료비·진단·치료 접근성 강화

질병관리청은 국가가 관리하는 희귀질환의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의료 사각지대를 줄인다는 방침이다. 국가관리 대상 희귀질환은 2019년 1,014개에서 2025년 1,389개로 늘었으며, 질병청은 이를 바탕으로 희귀질환자와 가족에 대한 밀착 지원을 강화한다.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국가관리 대상 희귀질환에 대해 산정특례 본인부담률 인하를 검토하고, 저소득층에 대해서는 산정특례 적용 이후 발생하는 본인부담 의료비를 전액 지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으로 검토된다.

조기 진단 지원도 확대된다. 희귀질환 의심 환자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검사 및 해석 지원은 2025년 810건에서 2026년 1,150건으로 늘어나며, 이를 통해 적기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희귀질환 치료제 공급 안정화…등재 기간 단축 추진

희귀질환 치료제 접근성 강화도 주요 과제다. 질병관리청은 급여 적정성 평가와 약가 협상 절차를 간소화해 희귀질환 치료제의 등재 기간을 현행 최대 240일에서 100일로 단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시장성이 낮은 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해서는 공적 공급을 확대하고, 희귀·난치의약품 긴급도입을 늘리는 등 공급 안정화 대책도 병행한다.

또한 희귀질환 진단·치료 전문기관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지역 내에서 진단부터 치료까지 가능한 체계를 구축한다. 희귀질환 전문기관은 2025년 17개소에서 2026년 19개소로 늘어나며, 행정구역과 생활권을 고려해 지정된다.

정책 기반 강화를 위해 희귀질환 등록사업을 본격화하고, 질환별 발생 규모와 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정책 수립에 활용한다. 질병관리청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 부처와 함께 ‘희귀질환 지원 정책협의체’를 운영해 의약품·의료기기·특수식 공급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감염병 백신 자급화…mRNA 플랫폼 확보

감염병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백신 자급화도 질병관리청 업무의 핵심이다. 질병청은 팬데믹 상황에 대비해 mRNA 등 백신 플랫폼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최대 200일 이내 국산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코로나19 mRNA 백신의 경우 2025년 임상 1상을 지원했으며, 향후 임상 1·2상과 3상까지 단계적으로 지원해 2028년 국산화를 추진한다. 국가예방접종(NIP)에 사용되는 수입 의존 백신에 대해서도 국산화 지원을 확대해, 2030년까지 국산화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폐렴구균 백신과 영아용 DTaP 6가 백신 등이 주요 대상이다.

공공안보 백신과 우선순위 감염병 백신 개발도 병행된다. 3세대 두창·엠폭스 백신을 비롯해 조류인플루엔자, 니파, 뎅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RSV 등 주요 감염병에 대한 백신 후보 개발이 추진된다.

호흡기 질환 관리 강화…감시체계 대폭 확대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 등 호흡기감염병 관리 강화에도 나선다. 전파 속도가 빠른 호흡기감염병 유행을 조기에 인지하기 위해 의원급 표본감시기관을 확대하고, 시·도별 유행 정보를 보다 정밀하게 산출한다.

의원급 표본감시기관은 2025년 300개에서 2026년 800개로 늘어나며, 이에 따라 시·군·구별 감시기관 분포율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인플루엔자 유행 정보를 시각화한 ‘FluON’ 현황판은 2026년 하반기 모바일로 제공돼 국민 접근성을 높인다.

이와 함께 C형간염 항체검사 양성자에 대한 확진검사 지원을 종합·상급종합병원까지 확대하고, 말라리아 퇴치를 목표로 신속진단키트 활용 확대와 위험지역 관리를 강화한다. 결핵과 HIV/AIDS에 대해서도 고령층·취약계층 중심의 검진과 치료 연계를 강화해 환자 관리를 지속한다.

비감염성 건강위협 예방·관리 체계 구축

질병관리청은 감염병 외에 비감염성 건강위협 예방·관리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초고령사회에 대응해 국가 차원의 노쇠 예방·관리 기반을 마련하고, 지역사회건강조사를 통해 시·도별 노쇠 현황을 처음으로 파악한다.

고혈압·당뇨병 등록관리사업은 이상지질혈증까지 관리 대상을 확대해 ‘만성질환 통합관리센터’로 개편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관리 모델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또한 ‘제1차 손상관리종합계획(2026~2030)’에 따라 영유아·노인 대상 낙상 예방과 교통사고 예방 등 손상 예방 정책도 추진한다.

원인미상 비감염 집단발병에 대해서는 국가 감시체계를 도입하고, 단계별 역학조사 체계를 구축해 건강위해 요인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

항생제 내성 관리 강화…의료기관 관리체계 확대

질병관리청은 항생제 내성 대응과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 강화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사람·동물·식품 분야에 농작물까지 포함한 ‘제3차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26~2030)’을 수립해 범부처 이행력을 높인다.

의료기관 내 항생제 적정사용 관리(ASP) 체계를 안정화하고, 법적 근거 마련을 통해 의료기관의 자발적이고 지속 가능한 참여를 유도한다. ASP 시범사업은 2025년 78개 의료기관에서 2026년 90개로 확대되며, 대형병원 중심의 관리체계를 중소병원으로 확산하기 위해 지역 선도기관을 양성한다.

또한 의료관련 감염 관리 강화를 위해 국내·외 확산이 우려되는 감염증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치료가 제한적이며 면역저하자 사망률이 높은 칸디다 아우리스(Candida auris) 감염증을 제4급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범부처 협력을 통해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한 국제 공조도 병행할 계획이다.

질병관리청은 “희귀질환은 환자 수가 적고 질환 특성이 다양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관리와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가관리 희귀질환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진단·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백신 자급화와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해 국민 건강을 지키는 국가 책임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