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해야 건보 적용?…ALK 폐암 환자들, 알레센자 급여 확대 요구
청·중년 환자들, 국민청원 통해 호소..“병기 한 단계 차이로 생존 기회 갈려” 수술 후 재발 예방 치료 전액 비급여
ALK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이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한 표적치료제 ‘알레센자’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요구하며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나섰다. 환자들은 재발 예방을 위한 치료임에도 병기 기준에 따라 전액 비급여로 남아 있어, 사실상 경제적 부담을 개인이 감당하도록 방치돼 있다고 호소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12일 ‘폐암 표적치료제 알레센자에 대한 수술 후 보조요법의 급여 적용 요청에 관한 청원’과 ‘ALK 양성 폐암 수술 후 알레센자 보조요법 건강보험 급여 확대에 관한 청원’ 등 두 건의 청원이 각각 등록됐다. 두 청원의 동의기간은 다음 달 11일까지이며, 이날 기준 각각 145명과 257명이 동의했다.
첫 번째 청원인은 ALK 변이 비소세포폐암 3A기 진단을 받은 40대 중반 직장인이다. 두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수술 후 재발을 막기 위해 알레센자 치료를 선택했지만, 매달 약값이 350만 원에 달하고 치료 기간이 2년 이상이어서 총 비용이 9천만 원을 넘는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이 약은 생존을 위한 필수 치료지만 현재 전액 비급여”라며 “암보험이 없고 실손보험도 비보험 약제는 보장되지 않아 사실상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다”고 적었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 역시 기준에 맞지 않아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알레센자가 폐암 3B기 환자부터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같은 ALK 양성 변이를 가진 3A기 환자 역시 재발률이 50%를 넘는 고위험군임에도 병기 한 단계 차이로 모든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원인은 이를 두고 “재발하고 전이가 된 뒤에야 국가가 돕겠다는 뜻처럼 느껴진다”고 밝혔다.
주치의로부터 최근 발표된 임상 결과를 근거로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알레센자를 권유받았지만, 비급여 현실로 인해 빚을 내서라도 치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재발을 막을 수 있는 치료제가 있음에도 돈이 없으면 재발을 기다려야 하는 현실은 비상식적”이라고 호소했다.
두 번째 청원인은 지난해 첫 직장에 입사한 26세 여성이다. 그는 생애 첫 직장 건강검진에서 폐암 의심 소견을 받고 정밀검사 끝에 ALK 양성 폐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지 두 달가량 된 그는 재발 예방을 위해 2년간 알레센자를 복용해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월 350만 원에 달하는 약값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청원인은 “이제 막 적금을 시작했고, 부모님께 작은 선물을 드릴 수 있게 돼 기뻤던 외동딸이었는데 약값 때문에 부모님의 노후 자금을 다시 빌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적었다. 부모가 집 담보대출까지 받아 약값을 마련한 사실을 알게 된 뒤 큰 죄책감과 고통을 겪고 있다는 심경도 전했다.
그는 “같은 ALK 변이 폐암인데 수술받은 2기 환자는 1억 원을 개인이 감당해야 한다”며 “재발해 암이 전이돼야만 국가가 도와주겠다는 뜻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재발 전에 막을 수 있는 치료제가 있는데도 돈이 없으면 재발을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 원통하다”고 밝혔다.
두 청원인은 알레센자 급여 확대가 단순한 약값 지원이 아니라, 재발을 예방해 더 큰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환자가 일상과 노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국가적 안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돈 때문에 생명을 포기하지 않도록”, “재발을 기다리지 않고 치료할 수 있도록” 국가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항암요법 공고를 보면, 한국로슈의 알레센자캡슐(알렉티닙)은 현재 'stage ⅢA 이상으로 각 연번의 투여대상에 해당하는 역형성 림프종 인산화효소(ALK) 양성인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1차 요법으로 사용하도록 급여기준이 설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