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경쟁 본격화…글로벌 제약사 파이프라인 재편
애브비·AZ·다이이찌산쿄, 상업화·협업·공급망까지 전방위 전략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차세대 항암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파이프라인 전략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기존 면역항암제와 화학항암제 중심의 접근에서 벗어나, 연구개발(R&D)과 상업화, 생산·공급망까지 포괄하는 전략적 축으로 ADC의 비중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ADC는 항체를 통해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표적한 뒤 세포독성 약물을 전달하는 기전으로,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효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특히 재발·불응성 암이나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고형암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애브비의 난소암 치료제 엘라히어는 ADC가 실제 임상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치료 옵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된다. ‘엘라히어(Elahere, 미르베툭시맙 소라브탄신)’는 엽산수용체 알파(FRα) 양성 재발성 난소암을 대상으로 허가를 받아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치료 옵션으로, ADC가 실제 임상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치료 수단임을 입증한 사례로 해석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ADC를 항암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삼아 전략적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다이이찌산쿄와의 협업을 통해 ‘엔허투’를 비롯한 다수의 ADC 후보물질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임상 개발부터 허가, 상업화까지 전 주기를 함께 수행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면역항암제 중심이던 항암 전략의 무게중심이 ADC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이이찌산쿄는 ADC 상업화 확대에 맞춰 생산 역량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다이이찌산쿄는 ADC 항암제 ‘엔허투’의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미국·독일·중국 등 주요 거점의 생산시설에 약 3000억엔을 투입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가나가와현 히라쓰카 공장에 770억엔을 투자해 생산 기반을 강화하고, 미국에서는 오하이오주 뉴 올버니 공장을 중심으로 560억엔 규모의 설비 확충을 추진한다. 이는 관세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는 환경에서 핵심 파이프라인의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일본 오노약품공업 역시 ADC 플랫폼 확보를 위해 글로벌 바이오텍과의 기술이전 및 공동 연구를 확대하며 파이프라인을 보강하고 있다. 외부 혁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연구개발과 상업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 ADC 분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엘라히어의 상업화 성과와 AZ–다이이찌산쿄의 공동 개발 모델, 엔허투를 중심으로 한 생산 투자 확대는 ADC가 연구개발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글로벌 제약사의 핵심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ADC를 둘러싼 글로벌 제약사 간 파이프라인 경쟁은 향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