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뚫은 여성 CEO들...다국적사 여풍당당 기세 지속

KRPIA 회원사 47개사 중 16개사 포진…환자 중심·가치 기반 리더십 확산 신규 선임된 리더부터 글로벌 전략가까지

2026-01-02     권소희 기자

[더보이스 신년기획] 글로벌 제약사 '여풍(女風)'을 이끌어가는 주역들
➀ 글로벌 제약사 한국법인 여성CEO 현황
➁ '여풍(女風)'의 주역=양지혜 대표
➂ '여풍(女風)'의 주역=이연재 대표

국내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한국법인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소속 47개 회원사 중 16개사가 여성 CEO 체제를 운영하며 국내 다국적 제약업계 전반에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십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인적 구성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여성 리더십이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으며, 경영 성과는 물론 환자 중심 가치와 조직 문화 혁신,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아우르는 시류로 주목받고 있다.

(좌측 상단부터) 바이오젠 황세은 대표, 길리어드 최재연 대표, 레코르다티 이연재 대표, (좌측 중간부터) 암젠 신수희 대표, 바이엘 이진아 대표, 사노피 배경은 대표, (좌측 하단부터) 애브비 강소영 대표, BMS 이혜영 대표, 페링제약 엔지김 대표.

◇ 신규 선임-'최초' 수식어 단 리더들 활약

2024년 6월 선임된 암젠코리아 신수희 대표는 이화여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신 대표는 이전에 한국노바티스의 항암제 부문 총괄(GM)로 활동했으며, 한국로슈의 헬스케어 이노베이션 클러스터 책임자로서 종양학, 안과학, 신경과학, 전염병 등에서 비즈니스 성과를 이끌었으며, 주요 다국적 제약사에서 25년 이상 근무하며 종양학과 스페셜티 케어 분야에서 사업 전략과 조직 운영을 이끌어온 인물이다.

바이엘코리아 이진아 대표는 태국 법인 대표를 역임했으며, 바이엘코리아 최초의 한국인 여성 CEO다. 이 대표는 덕성여대에서 약학을 전공하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으며, 런던 비즈니스 스쿨에서 리더십 프로그램을 이수한 바 있다. 현재 한국 바이엘 그룹은 제약사업부를 중심으로 항암제와 심혈관·신장질환 치료제 등 주요 포트폴리오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2024년 5월 임명된 한국페링제약 김민정(엔지 김) 대표는 재무 분야 전문가 출신의 리더십을 보여준다. 한국노바티스와 펜탁스메디칼 등에서 20년 이상 재무, IT, 인사 등을 두루 경험한 김 대표는 2021년 페링제약 재무 총괄로 합류한 뒤 실력을 인정받아 수장에 올랐다.

또한 비원메디슨 양지혜 대표는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화이자와 노바티스, 베이진코리아 등 항암제 분야에서 굵직한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2021년부터 회사를 이끌며 성장을 견인 중이다.

◇ 장수 리더십과 글로벌 전략가들의 포진

배경은 대표는 사노피 한국법인을 이끌고 있는 한국인 CEO 가운데 최장수 재임 인물이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노바티스에서 항암, 피부, 내분비질환, 호흡기질환 등 주요 치료 영역의 사업부 총책임자를 역임했으며, 이후 노바티스 본사로 이동해 항암제 사업부 글로벌 프로덕트 디렉터로 근무했다. 2010년에는 사노피그룹의 희귀질환 사업부인 젠자임코리아 대표로 선임됐고, 2012년 사노피코리아 대표이사로 임명돼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강소영 대표 역시 서울대학교 제약학을 전공했고, 서울대 약학대학원에서 약학과 서강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바 있다. 강 대표는 한국노바티스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거친 뒤, 2005년 한국애보트에 합류해 스페셜티 사업부의 마케팅과 영업을 총괄했다. 이후 2013년 한국애브비로 자리를 옮겨 스페셜티 및 C형 간염 사업부의 마케팅·영업을 비롯해 사업개발(BD)과 파이프라인 부서를 이끌었으며, 2018년 부사장으로 선임돼 스페셜티·바이러스 사업부 전반과 함께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의 C형 간염 전략 개발을 주도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앞세운 리더들도 돋보인다. 최재연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 대표는 노스웨스턴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 MBA 출신으로 일라이 릴리, 한국·대만 MSD를 거친 글로벌 전략가이며, 이혜영 BMS코리아 대표는 서울대 약대를 전공하고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이사를 맡았다. 화이자와 비아트리스 코리아 대표와 임원직을 역임한 뒤 현재 BMS의 암·심혈관 치료 사업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 전문 분야 전문성으로 승부수

특정 진료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리더십도 상당하다. 황세은 바이오젠 코리아 대표(중앙대 약학)는 2017년 초대 대표로 부임해 희귀질환 치료제의 성공적 안착을 주도했고, 김소은 한국오가논 대표(고려대학교 식품공학)는 23년간 MSD에서 쌓은 마케팅 역량으로 '여성 건강' 중심의 독립 법인을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희귀질환 분야의 리더십도 강화되고 있다. 레코르다티코리아 이연재 대표는 2022년 레코르다티의 유사파마(EUSA Pharma) 인수와 함께 한국법인 및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으로 선임됐다. 이 대표는 한국UCB제약 대표, 사노피 희귀혈액질환사업부 상무, 한국노바티스 이식면역사업부 마케팅 총괄 등을 역임한 희귀질환 전문가다. 특히 소아 신경모세포종 치료제 '콰지바'의 성공적인 국내 출시와 급여 등재를 주도하며 환자 접근성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입센코리아 양미선 대표는 제약업계에서 20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다. 중앙대 약대와 미국 인디애나대 MBA를 거친 양 대표는 MSD, 길리어드 등 글로벌 빅파마에서 주요 품목의 성장을 이끈 업계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양 대표는 취임 후 '환자 중심'의 경영 철학을 강조하며, 소아 희귀질환 치료제 '빌베이' 등 혁신 신약의 국내 도입과 급여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실력과 에너지를 겸비한 젊은 여성 CEO인 양 대표가 입센코리아를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의 독보적인 선두 주자로 도약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쿄와기린 마키 다케우치 대표는 일본 본사의 마케팅과 글로벌 사업 부문을 두루 거쳤다. 그는 실무 역량과 글로벌 감각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여성 경영인으로 꼽힌다. 그는 취임 후 유연한 소통을 바탕으로 조직 문화를 쇄신하며, XLH 치료제 '크리스비타', 피부 T세포 림프종 치료제 '포텔리지오' 등 혁신 신약의 국내 공급과 환자 접근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는 타케우치 대표가 한국쿄와기린을 희귀질환 분야의 독보적인 혁신 기업으로 안착시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애보트 최혜진 대표, 오펠라헬스케어 정경희 대표, 한국베링거인겔하임 아나 마리아 보이 대표 등 여성 리더들이 국내 보건의료 현장의 핵심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KRPIA에 가입한 47개 기업에는 한국애보트, 한국애브비, 한국알콘, 암젠코리아, 한국아스텔라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코리아, 비원메디슨코리아, 바이오젠코리아, 한국비엠에스제약,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브라코이미징코리아, CSL비, 한국페링제약, GE헬스케어코리아,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 한국GSK, 게르베코리아, 헤일리온, 이미징솔루션코리아, 입센코리아, 한국얀센, 켄뷰코리아, 한국쿄와기린, 레오파마코리아, 한국릴리, 한국룬드벡, 한국메나리니, 메디슨파마 코리아, 머크, 모더나코리아, 한국MSD, 한국먼디파마, 한국노바티스, 노보노디스크, 한국오노약품공업, 오펠라헬스케어코리아, 한국오가논, 한국화이자, 레코르다티코리아, 한국로슈, 사노피 아벤티스, 한국세르비에, 한국다케다, 한국유씨비제약, 비아트리스 코리아, 쥴릭파마코리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