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첨단재생의료 규제 완화 중단하라”…정부정책 강력 비판

무상의료운동본부 "과학적 검증 없는 치료 판매 허용 시 제2의 인보사 사태 우려” 난치질환 기준 확대·해외 임상자료 활용 방안에 환자 안전 경고

2025-12-29     최은택 기자

보건복지부가 29일 발표한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 활성화 및 치료 실시 촉진을 위한 규제 개선 방안’을 두고 시민사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과학적 검증이 충분하지 않은 재생의료 치료를 유료로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조치라며, 정부가 규제 완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등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번 방안은 산업계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한 졸속 정책”이라며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되지 않은 재생의료 치료를 환자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문을 여는 위험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먼저 난치질환 기준 확대를 문제 삼았다. 정부가 난치질환의 기준을 구체화한다는 명목으로 적용 범위를 대폭 넓히면서, 미검증 줄기세포 치료가 대량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민사회는 무릎 골관절염, 알코올성 간염, 당뇨병 등 82개 질환이 난치질환 예시로 제시된 점을 들어, 유병 환자 수가 수백만 명에 이르는 만성질환자들까지 미검증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 재정을 투입한 ‘수요 기반 임상연구’ 추진 계획에 대해서도 혈세 낭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시민사회는 해외 원정치료 수요가 많은 질환을 대상으로 정부 주도의 다기관 임상연구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 산업 육성에 치우친 정책이라며, 의약품 개발은 기업의 책임 있는 투자와 임상시험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외 임상자료 활용 확대 방안 역시 논란이 됐다. 정부가 해외 임상시험 및 연구 결과를 근거로 국내 치료계획 승인을 가능하게 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시민사회는 국가별로 규제 체계가 다른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 해외 자료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외국 규제기관에 맡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처럼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국가의 민간 심사 결과를 인정하는 데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시민사회는 국제적으로도 검증되지 않은 줄기세포 클리닉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과거 황우석 사태와 인보사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는 산업계 이익을 앞세운 규제 완화 폭주를 멈추고,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하는 보건 정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에는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를 비롯해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참여연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다수 시민·노동·보건의료 단체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