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탈모 치료, 선별급여로 건보 적용해야”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본인부담 낮추고 재정 부담 관리 가능” “중증·경증 구분해 보장률 차등 적용하는 접근 필요”

2025-12-19     최은택 기자
[사진=내가만드는복지국가]

이재명 대통령의 탈모 건강보험 적용 검토 지시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선별급여 방식을 통한 건강보험 적용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탈모 치료를 전면 비급여로 둘 것이 아니라, 보장률을 조정해 국민 부담을 줄이면서도 건강보험 재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복지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내만복)’는 19일 논평을 통해 탈모 치료에 대해 건강보험을 적용하되 선별급여 방식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탈모가 건강보험 적용의 최우선 순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방치할 문제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내만복은 먼저 탈모 건강보험 적용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도 일리가 있다고 밝혔다. 암과 같은 중증질환이 우선돼야 하고,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탈모를 질병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모 치료에 대한 사회적 요구 역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젊은 세대에게 탈모는 생존의 문제일 수 있다”며 “생명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당사자에게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질환일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탈모 치료는 전면 비급여이며, 한 달 치료비가 10만 원 안팎에 이른다. 내만복은 탈모 치료제 대부분이 특허가 만료된 약물로 실제 약값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립선 치료제와 동일 성분의 약이 보험 적용 시 한 알에 600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탈모 치료 약값은 하루 150원, 한 달 5천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비용이 크게 부풀려지는 이유로는 진료·처방·조제 전 과정이 비보험이라는 점을 들었다. 진료와 처방은 물론 약가와 조제료까지 비급여로 책정되면서, 실제 약값보다 훨씬 높은 비용을 환자가 부담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만복은 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본인 부담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찰료와 약값, 조제료가 모두 보험 적용을 받고 환자가 약 30%만 부담한다면, 한 달 치료비는 2만원 내외로 낮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만 보험 적용으로 환자 수가 늘어날 가능성을 고려해 재정 부담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약값을 선별급여로 적용해 환자 부담률을 50~80%로 높이는 방식을 제시했다. 가격은 공단이 통제하되, 보장률을 조정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내만복은 탈모만을 별도로 다루는 접근에도 선을 그었다. 탈모는 건강보험 적용 우선순위가 낮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결 대상에서 제외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중증질환은 높은 보장률을, 경증질환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장률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동시에 급여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액 중증질환의 의료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비급여를 축소하고, 연간 본인부담상한제를 백만 원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제도는 기준이 높고 제외 항목이 많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비만 치료, 운동 치료 등 시민 관심이 높은 경증 질환에 대해서도 보장률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시간적 우선순위보다 보장 수준의 차등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만복은 “보건복지부는 탈모 논란을 계기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중증질환부터 경증질환, 비보험 질환까지 아우르는 건강보험 보장성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