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특허 연장 ‘14년 상한’ 도입…제약산업 전략 재편 불가피"
하나의 허가에 하나의 특허만 연장…기존 연장 관행에 구조적 변화 제네릭 출시 시점·보험재정 영향까지…허가특허 연계 전반 재정비 신호 김지희 변호사, KPBMA Brief 기고문 통해 밝혀
의약품 허가로 인해 줄어든 특허 보호기간을 보전해주던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에 상한이 도입되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특허·허가 전략 전반에 중대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허가일 기준 총 14년을 넘길 수 없도록 한 이번 개정은 연장 대상 특허 수까지 제한해, 신약 보호와 제네릭 진입 시점을 둘러싼 기존 질서에 구조적 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김지희 변호사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최근 발간한 정책보고서(KPBMA Brief Vol.29) 기고문 '의약품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의 개정'을 통해 이 같이 전망했다.
15일 기고문을 보면, ‘허가 등에 따른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 개정안이 2025년 7월 22일부터 시행됐다. 김 변호사는 이에 대해 “의약품 특허 연장제도의 운용 방식 자체가 달라지는 전환점”이라고 짚었다.
허가일 기준 ‘총 14년’ 상한...국제 기준 반영
개정 특허법은 의약품 허가로 인해 연장된 특허라 하더라도 품목허가일로부터 총 존속기간이 14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기존에는 연장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제한했을 뿐, 허가일 기준의 총 보호기간 상한은 없었다.
김 변호사는 기고문에서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주요국은 이미 연장된 특허권 존속기간에 상한을 두고 하나의 특허만 선택해 연장하도록 운용하고 있다”며 “한국의 제도가 상대적으로 넓게 인정돼 왔다는 점에서 개정 논의가 지속돼 왔다”고 설명했다.
연장기간 산정 방식은 종전과 동일하게 유지된다. 임상시험과 허가 심사에 소요된 기간을 기준으로 하되, 특허권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로 지연된 기간은 연장에서 제외된다. 다만 김 변호사는 “연장이 인정되더라도 총 존속기간이 14년을 넘길 수 없도록 상한이 설정된 점이 핵심적인 변화”라고 짚었다.
하나의 허가, 하나의 특허만 연장…선택의 문제로
이번 개정으로 하나의 의약품 허가에 대해 연장 가능한 특허는 1건으로 제한된다. 그동안은 품목허가 이후 등록된 특허가 여러 개인 경우, 해당 특허 모두에 대해 존속기간 연장이 가능했다.
김 변호사는 “개정 특허법 제90조 제7항 신설로, 여러 특허 가운데 하나만 선택해 연장 등록출원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기존처럼 복수 특허를 모두 연장하는 전략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하나의 허가에 여러 특허가 각각 연관된 경우에는 각 특허별 연장이 가능하다는 기존 원칙은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출원 비중 높았던 연장제도…제네릭 진입 영향
기고문에 의하면 1999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 등록출원 가운데 외국계 제약사의 비중은 90% 이상이었다. 김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허가등에 따른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이 제한될 경우, 향후 제네릭 의약품의 출시 시점이 일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국민건강 증진과 보험재정 측면에서도 일정한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변화라는 평가다.
연장기간 산정 방식 차이…개정 효과 확대 가능성
김 변호사는 우리나라의 연장기간 산정 방식이 미국·유럽과 다르다는 점도 짚었다. 한국은 허가 심사 과정에서의 보완 기간을 특허권자 책임으로 보고 연장기간에서 제외하는 반면, 미국은 이를 특허권자의 귀책 사유로 보지 않고, 유럽은 허가심사 진행 여부와 관계없이 기간을 산정한다.
김 변호사는 “이번 개정으로 연장 상한선 제한까지 추가된 만큼, 보완기간을 연장기간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특허권 존속기간 연장제도 개정은 김 변호사의 표현처럼 “연장출원 중심의 기존 전략에서 새로운 전략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변화”로, 신약 보호와 제네릭 진입, 허가특허 연계제도 전반에 중장기적 구조 변화를 가져올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