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등 3개 비급여 '관리급여' 지정…환자 환영 vs 의사 ·반발
환자·시민단체 “남용 억제·부담 완화”…의사단체 “건강권 침해”
보건복지부가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온열치료 등 3개 비급여 항목을 관리급여로 지정하자 환자·시민단체는 “과잉진료와 가격 편차 개선의 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반면 의사단체는 “건강권 침해와 의료 왜곡을 초래하는 잘못된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관리급여는 남용 우려가 크고 가격 편차가 큰 비급여 항목을 정부가 직접 기준과 가격을 설정해 관리하는 제도로, 정부의 비급여 관리 강화 정책의 핵심 장치다.
복지부, 3개 항목 첫 관리급여 지정…“과잉진료·가격 차 해소 목적”
보건복지부는 지난 9일 제4차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 회의에서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온열치료를 관리급여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관리 필요성이 제기된 5개 항목을 대상으로 사회적 편익, 남용 정도, 재정 소요 등을 검토한 결과다. 체외충격파치료와 언어치료는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일부 비급여에서 과잉진료와 과도한 가격 차이가 발생하고, 의료인력이 비필수 의료 중심으로 쏠리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지정된 항목은 추후 적합성평가위원회와 전문평가위원회를 거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기준·가격이 확정된다.
환자단체 “비용 줄고 안전 높아져…방사선온열치료 우려는 사실과 달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1일 논평을 통해 “실손보험과 결합해 과잉진료를 유발해 온 대표적 비급여 항목을 정부가 제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적극 환영했다. 연합회는 의료기관별로 크게 달랐던 비급여 가격이 적정 수준으로 조정되면 환자 부담이 줄고 의료 형평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관리급여로 전환되면 치료 횟수와 적응증, 시술 자격 등 기준이 명확해져 남용이 줄고 환자 안전이 강화된다고 강조했다. 방사선온열치료가 관리급여로 지정되면 암 환자 부담이 늘어난다는 일각의 주장도 반박했다. 환자단체는 “관리급여 적용 후에도 실손보험 보장은 유지되며, 정부의 적정 가격 설정으로 총 진료비가 낮아져 오히려 부담이 줄어든다”고 했다.
연합회는 “향후 임상적 유효성이 확인되면 급여 편입을, 근거 부족 시 퇴출을 검토하는 환자 중심의 비급여 관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의료 남용 억제 첫 단계…실손보험 개혁도 필요”
시민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는 10일 논평을 내고 이번 결정을 “비급여 남용을 바로잡기 위한 정부의 의지”라며 환영했다. 단체는 실손보험이 도수치료·비급여 주사제 등 근골격계 비급여 진료를 부추기며 건강보험 보장률 개선을 가로막아 왔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실손보험 지급액 중 비급여 비중이 과도하게 높고, 이로 인해 국민의료비 증가와 실손보험료 상승, 필수의료 인력 유출까지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급여 지정만으로는 부족하며, 실손보험 상품 구조 개편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앞으로 모든 비급여를 의학적 필요성·경제성·남용 정도에 따라 급여·선별급여·관리급여·비보험 등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사단체 “법적 근거도 없는 조치…필수의료 붕괴 가속 우려”
대한의사협회는 9일 논평을 내고 “실손보험사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졸속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협회는 의료계가 자율정화 방안으로 적응증·횟수 제한 가이드라인, 예비지정제 등을 제안했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관리급여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관리급여가 실질적 본인부담률을 95%로 유지하면서도 ‘급여’라는 명칭을 사용해 제도의 성격을 왜곡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국민건강보험법에 존재하지 않는 급여유형을 시행령으로 신설하는 것은 “법률유보 원칙을 위반한 위헌적 조치”라고 지적했다.
또 비급여 증가의 원인이 낮은 급여 수가, 신의료기술 급여 편입 지연, 필수의료 적자 등 구조적 문제에 있다고 주장하며, 비급여 통제가 오히려 필수의료 인력 유출과 풍선효과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필요할 경우 협의체 불참부터 헌법소원까지 모든 대응 수단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제도 추진 과정 난항 예상…향후 협의 구도 주목
관리급여는 비급여 관리체계 전환의 핵심 제도이지만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 후속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충돌이 예상된다. 복지부가 합리적 가격과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의료계는 제도 철회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협의체 논의에서 조정 여부가 정책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