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춘 기본 인증제 실효성 의문 "병원 당근책 부재"

복지부, 기준 완화 중소병원 참여 기대…"정부 사업과 정책적 연계 확대" 병원 인증 7.3% 불과 "직원 이직과 인증 비용만 발생…수가지원 병행해야"

2025-12-05     이창진 기자

중소병원 인증 활성화를 위한 기본 인증제 도입을 놓고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인증 문턱은 낮아졌지만 인증 비용 그리고 인증 인센티브 부재 등을 감수하고 기본 인증제에 참여할 중소병원이 얼마나 있겠냐는 것이다.

4일 병원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기본 인증제도 도입 관련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팽배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중소병원 인증 유도를 위해 기본 인증제도를 도입한다. 사진은 급성기병원 인증 마크(좌)와 기본 인증 의료기관 마크(우). [사진=보건복지부]

복지부는 지난 3일 병원의 의료질 향상 유도를 위해 '기본 인증제도'를 도입한다고 공표했다. 이번 제도는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약 1년간 준비기간을 거쳐 2026년 11월 시행할 예정이다.

기본 인증제도 도입은 오랜 기간 논의된 해묵은 과제이다. 

25년 10월말 기준, 상급종합병원 47개소 모두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종합병원은 332개소 중 218개소(65.7%), 병원은 1347개소 중 99개소(7.3%) 등 중소병원 인증 비율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중소병원들이 인증을 꺼리는 이유는 메리트가 없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기본 인증제 기준으로 필수 29항목, 정규 127항목 등 총 156항목으로 정했다. 이는 기존 종합병원 512항목, 병원 507항목에 비해 대폭 축소된 기준이다.

김국일 보건의료정책관은 "기본 인증제도가 중소병원이 과도한 부담 없이 급성기병원 인증으로 유입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면서 "제도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부 사업과 정책적 연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차갑다.

인증 기준은 축소됐지만 기본 인증 마크 외에 별도 인센티브가 없다.

기존과 동일하게 병상 수에 비례한 인증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인증에 필요한 전 직원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시설과 인력도 보강해야 한다.

중소병원 병원장은 "기본 인증제도는 명칭만 바뀌었을 뿐 새로운 제도가 아니다. 인증 기준을 축소했지만 모든 직원을 교육시키고 필요한 인력과 시설을 투자해야 한다. 기본 인증 마크를 홍보하는 것 외에 정책적, 재정적 지원이 아무 것도 없다. 국민들은 병원 인증 여부에 큰 관심이 없다. 기본 인증제도에 참여할 중소병원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중소병원 경영진은 "종합병원은 의료질평가지원금이라도 받지만 병원은 별도 재정 지원이 없다. 인증 교육에 피로감을 느낀 직원들이 이직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본 인증제도 취지는 이해하지만 중소병원을 움직일 수가 지원 등 실질적인 당근책을 병행해야 한다. 자칫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운영비를 확충하기 위한 수단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복지부는 내년 상반기부터 권역별 설명회와 교육, 무료 컨설팅 등 중소병원 대상 기본 인증 참여 유도를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