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의료, 개념 합의부터”…국민 인식 기반한 정책 추진 필요
배재용 보사연 보건의료정책연구실 연구위원 분석 국민 다수가 필수의료 국가 책임 강화에 동의 의료현장·국민 의견 반영한 정책 설계 요구
필수의료 정책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필수의료 범위 설정과 정책 추진 과정에서 국민 인식을 반영해야 한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이슈앤포커스'(제459호)는 필수의료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책 방향과 실제 수요 간 간극을 지적했다.
이번 이슈앤포커스를 집필한 배재용 연구위원은 필수의료의 개념과 범위가 명확히 합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필수의료가 단순한 응급 중심 의료가 아니라 정책적 판단과 사회적 가치에 따라 정의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필수의료 정의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 41.3%가 “건강보험 보장 의료서비스 전체”라고 답했고, 25.0%는 “생명과 직결되는 영역”, 18.2%는 “24시간 대응이 필요한 영역”으로 인식했다. 또 5.8%는 “국가 개입이 필요한 기피 분야”, 3.4%는 “특정 진료과”, 3.3%는 “정책적으로 시급한 영역”을 필수의료 범위로 보았다.
필수의료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82.2%가 ‘응급·외상·심뇌혈관 등 중증의료’를 꼽았고, 68.8%는 ‘암·희귀질환’, 64.9%는 ‘분만·산모·신생아’, 51.7%는 ‘소아 의료’를 필수라고 답했다. 아울러 46.2%는 ‘재활·장애·정신건강’, 40.6%는 ‘만성질환’, 64.2%는 ‘재난·감염병 대응’으로 응답하며 범위를 넓게 봤다.
필수의료 국가 책임과 관련해서는 응답자 94.9%가 “국가 책임 강화를 원한다”고 답했으며,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5.1%에 그쳤다. 국민 대다수가 필수의료를 국가가 책임져야 할 공적 의료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이슈앤포커스는 필수의료 개념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범위를 정부가 일방적으로 설정할 경우 혼선과 갈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필수의료 정책 수립 과정에서 국민과 의료계 의견을 수렴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절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연구위원은 “우리 상황에 맞는 필수의료 범위와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