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6개월 바뀌지 않은 복지부, 홈피 공무원 이름 '블라인드'
장·차관 포함 1천명 공무원 성명 여전히 비공개…담당업무와 전화번호 등만 공개 악성 민원 감안 전 정부 조치 "전화해도 부재 중, 국민 세금 공무원 왜 필요한가"
이재명 정부가 공직사회에 주문하는 공정성과 투명성 등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을까.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홈페이지 조직도에 정은경 장관과 이스란 제1차관, 이형훈 제2차관을 비롯한 전제 공무원 이름을 삭제한 채 복지 및 보건의료 정책을 수행하고 있다.
앞서 복지부는 올해 3~4월 홈페이지 조직도에서 장·차관을 포함해 부서별 전체 공무원 이름을 일괄 삭제했다.
이유는 민원이다.
지난해 5월 인천 민원 담당 공무원의 극단적 선택 이후 인사혁신처는 민원 담당 공무원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복지부 공무원 노조는 악성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의 고충을 반영해 홈페이지에서 이름 삭제를 요청했고, 복지부는 이를 수용했다.
정권이 바뀐 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복지부 홈페이지에서 공무원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부서명과 직급, 담당업무, 전화번호만 조직도에 명시되어 있다.
과장과 사무관, 주무관 인사 발령이 나더라도 부서 과장이 누구이고, 분야별 담당자가 누구로 바뀌었는지 알 수 없는 요지경 상황이다.
복지부 측은 보도자료에 담당 과장과 공무원 이름과 전화번호를 기재하고 있어 소통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시로 달라지는 복지 및 보건의료 정책에 궁금해하는 민원인과 언론이 매일 쏟아지는 보도자료를 점검하며 담당 부서 공무원 이름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은 웃지 못할 촌극이다.
한발 양보해 민원에 시달리는 공무원들을 배려해 이름을 삭제했다면, 조직도에 명시된 부서별 전화로 연락하면 제대로 받을까.
현실은 '아니오'이다. 부서 간 회의와 출장 등 공무원들의 바쁜 일정은 이해하지만 민원 전화를 안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지부 퇴직 공무원은 "복지부 공무원들이 타 부처에 비해 일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근무 시간에 민원 전화에 시달려 퇴근 시간이 지나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공무원들의 고충에 공감했다.
그는 다만, "공무원들 입장을 반영해 홈페이지에서 직원 이름을 삭제했다면 부서로 걸려오는 전화는 제대로 받아야 한다. 전화를 해도 부재 중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소리가 들린다. 민원이 시달린다고 해서 이름까지 없앤 상황인데 전화까지 안 받으면 국민 세금으로 운영하는 공무원이 왜 필요한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