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거부는 유죄…사망 인과관계는 무죄”

울산지법, 6년 전 ‘만 4세 김동희 군 의료사고’ 1심 선고 의료법·응급의료법 위반만 인정…환자단체 “납득 어려워”

2025-10-28     최은택 기자

6년 전 편도 제거 수술 후 ‘응급실 뺑뺑이’ 끝에 숨진 만 4세 김동희 군 의료사고 관련 형사재판 1심에서, 법원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진료기록 허위기재 및 응급환자 수용 거부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27일 오후, 김 군 사망 사건에 연루된 의사 5명과 병원 1곳에 대해 1심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의사들에게 크고 작은 과실은 있었으나, 피해 아동의 사망과 인과관계가 명백히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재판부는 진료기록을 제때 작성하지 않거나 허위로 기재한 의료법 위반 혐의, 그리고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이송 중이던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한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편도 제거 수술 집도의는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원, ▲담당 이비인후과 의사는 벌금 200만원, ▲불법 대리 당직 의사는 벌금 500만원,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한 권역응급의료센터 의사는 벌금 500만원, ▲해당 병원은 양벌규정에 따라 벌금 1,0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한 의사에 대해 “당시 응급실이 포화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심정지 상태의 환자에게 응급치료 기회를 제공할 정당한 사유는 없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 요청을 기피한 행위가 응급의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재판부는 사망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했다며 “피고인들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에 대해 김 군의 어머니는 “의사들의 잘못과 위법행위는 인정하면서도 아이의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부정한 판결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검사가 항소해 항소심에서는 아들의 억울한 죽음이 바로잡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번 사건은 의료사고 피해자와 유족이 형사고소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며 “판결문을 분석해 정부와 국회에 제도·입법 개선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2019년 10월, 편도 제거 수술 중 과도한 소작술과 이후 이어진 부실한 진료, 응급환자 수용 거부 등으로 김동희 군이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가 2020년 3월 숨지며 시작됐다. 검찰은 지난해 의사 5명과 병원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6년 만에 1심 판결이 내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