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사 불법 방치·이중약가제 확대 시사”…약사단체들, 복지부 비판
대한약사회 “정은경 장관 국감 발언, 복지부 무능 드러낸 망언” 건약 “제약기업 로비 굴복한 반민주적 행정 중단해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국정감사 발언을 두고 약사단체들이 일제히 강하게 반발했다. 대한약사회는 정 장관이 한약사 불법행위를 두둔했다며 “복지부 수장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고,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이중약가제 확대 시사는 제약기업 특혜정책”이라며 정 장관의 정책 방향을 정면 비판했다.
“한약사 불법 방치 자인한 꼴”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는 15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정은경 장관 발언과 관련해 “한약사 불법 행위를 방치한 복지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자인한 꼴”이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권영희 회장은 국감 참고인으로 출석해 “약사법 정의에 따른 면허 범위를 정확히 적용하고 감독해 위반 시 처벌해야 한다”며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는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교차고용 문제와 함께 30년간 방치된 한약사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에 정 장관은 약사법 제20조를 언급하며 한약사의 일반의약품 판매 문제에 대해 “현행 약사법으로는 반드시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가,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의 지적을 받은 뒤 발언을 정정했다.
대한약사회는 “한약사의 명확한 불법행위를 감독하고 처벌해야 할 복지부 수장이 갈팡질팡하며 오히려 불법을 부추기는 망언을 내뱉었다”며 “약사법의 정의와 취지를 전면 부정하는 위험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또 “약사법 제2조 제2호 정의조항은 한방의약분업을 전제로 개정된 것으로, 한약사는 한의사 처방에 따른 조제만 가능하다”며 “지금처럼 약사가 운영하는 형태의 일반약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은경 장관의 경솔한 발언과 불명확한 태도는 국민 앞에서 복지부의 무능을 드러낸 것”이라며 “한약사 문제 대응 TF를 투쟁본부로 격상하고 장관 퇴진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중약가제 확대, 제약사 배불리기”
“복지부는 국민 아닌 제약기업 대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약)도 전날(14일) 국정감사에서 정 장관이 ‘이중약가제 확대’를 시사한 데 대해 “국민 건강권보다 제약기업 이익을 우선시하겠다는 선언”이라고 규탄했다.
건약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정부의 최혜국 약가제도(MFN)를 핑계로 내세웠지만, 이는 다국적 제약기업의 숙원사업인 약가 불투명성 확대를 위한 끼워맞추기에 불과하다”며 “복지부는 제약기업 특혜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체는 “한국은 MFN 정책 대상국에 포함되지도 않는다”며 “허위 논리를 내세워 이중약가제를 확대하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미 대부분의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가 비밀약가 형태로 급여되고 있어, 추가 확대는 제약기업 배불리기 외에 다른 목적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건약은 “이중약가제 확대는 WHO와 유럽 각국이 추진 중인 약가 투명성 강화 흐름을 거스르는 반민주적 정책”이라며 “국제사회는 ‘베네룩사 이니셔티브’, ‘발레타 선언’ 등을 통해 공동협상과 정보공유로 약가를 낮추고 있는데,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복지부는 제약기업의 로비에서 벗어나 국민의 건강권과 알 권리를 지켜야 한다”며 “11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이중약가제 확대 안건을 즉시 제외하고, 약가협상의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복지부, 제약사 아닌 국민 보건의 대변자 돼야”
두 단체 모두 “정은경 장관이 국민 건강권보다 제약기업과 특정 직능의 이해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정책 방향의 근본적 전환을 요구했다.
대한약사회는 정 장관의 법 해석과 태도를 문제 삼으며 퇴진운동을 예고했고,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복지부의 약가정책을 “제약기업 로비의 산물”이라며 국민을 위한 투명한 행정으로의 복귀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