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바뀌는 복지부 과장들 속성 업무 비법 '인수인계서''

의료기관정책과 인수인계서 분석…상급병원·요양병원·재활병원 등 병원급 '총괄' 특사경·인증제·환자안전 등 현안 수두룩…"빙산의 일각, 비공식 메뉴얼 숨어 있어"

2025-10-16     이창진 기자

의료계에서 보건당국에 대한 불만 중 하나가 잦은 인사 이동이다. 서로 말이 통하고 현장을 이해하고 있다 싶으면 보건 부서 과장들이 자리를 이동하는 것이다.

그래도 신기한 점은 신임 과장 발령 2~3개월 지나면 담당 업무 현안과 문제점을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뉴스더보이스]는 보건복지부가 국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주요 부서 인수인계서를 입수해 인사 발령 후 간부 공무원들의 업무 파악 메뉴얼을 분석했다.

복지부 정은경 장관의 지난 8월 삼성서울병원 지역환자안전센터 현장 방문 모습. [사진=보건복지부]

보건의료 핵심 부서인 의료기관정책과 인수인계서를 중심으로 들여다봤다.

의료기관정책과는 사실상 모든 병원급을 총괄한다.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요양병원, 재활의료기관 그리고 사무장병원 단속 특사경 및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의료분쟁중재원, 환자안전법, 의료기관 회계자료 공시 등 방대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의료기관정책과 인수인계서는 2024년 12월말 조귀훈 과장이 신임 권민정 과장에게 전달한 내용이다.

인수인계서에는 주요 담당 업무를 10개 분야로 구분했다. 

첫 번째 인수 업무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추진 배경과 추진 내용을 A4지 한 장 분량으로 요약했다.

주요 내용은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에 대한 신속, 충분한 보상 및 의료인 안정적 진료환경 조성을 위한 의료분쟁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책임보험 가입과 중재원 조정절차 참여 및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제도 도입 등을 전제로 의료인 의료사고 형사 수사 및 기소에ㅐ 대한 실질적 부담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또한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 보상 한도를 현실화해 현 3천만원에서 최대 3억원으로 높이는 방안이 들어있다.

재활의료기관을 통한 재활의료전달체계 확립은 핵심 사안이다.

기능 회복 시기에 집중 재활을 통해 장애 최소화 및 조기 일상생활 복귀를 유도하고, 급성기-회복기-유지기 및 지역사회 통합돌봄으로 이어지는 재활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사업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의료기관정책과의 가장 큰 사업은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제도 운영이다.

현 제5기 상급종합병원은 전국 47개소이다. 종별가산율 15% 적용 및 진찰료와 입원료 등 일부 가산 항목 가산을 적용하고 있다.

인수인계서에는 1989년 3차 병원에서 1999년 종합전문요양기관, 2011년 상급종합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변천사를 담아 신임 과장의 이해도를 높였다.

의료계가 주목하는 지정 평가 방식은 지정 기준 평가점수에 따라 진료권역별 소요병상 수에 맞게 지정하는 것이다.

종합병원별 점수 평가와 진료권역별(11개 권역) 소요병상 수 산출 그리고 소요병상 수에 따라 3년 주기 권역별, 전국 단위 상급종합병원을 지정한다.

동점일 경우, 환자 구성 상태와 의료인 수, 교육 기능 순으로 높은 배점을 적용한다.

재활의료기관과 통합돌봄 활성화 모형. [사진=보건복지부]

중소병원이 주목하는 의료기관 인증제 활성화 역시 주된 업무.

인증 유효기간은 4년이며 조건부 인증은 1년이다. 

상급종합병원과 전문병원 등 지정 선결 요건 및 감염예방관리료, 입원환자 안전관리료 등 수가와 연계해 활용 중이다.

사후관리 차원에서 유효기간 중 의료질 관리 차원에서 매년 자체 조사 및 현장조사를 실시한다.

2016년 7월 환자안전법 시행에 따른 환자안전사고 실태조사는 신임 과장이 챙겨야 할 내용이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 위탁한 중앙환자안전센터 사업 수행 모니터링과 의료기관 전담인력 배치 및 환자안전위원회 설치, 환자안전사고 보고시스템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의료 생태계 뜨거운 감자인 불법 개설 의료기관 단속 및 근절도 역점 사업이다.

2019년 1월 불법 개설 의료기관(일명 사무장병원) 단속과 퇴출을 위해 단속팀을 구성해 지자체 및 건강보험공단과 조사 징수를 추진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사무장병원 부당이득금 3조원(1743개 기관)을 적발하고 이중 2416억원을 징수했다. 징수율은 7.92%.

의료기관정책과 내 단속팀은 특사경으로 공무원 2명과 건보공단 파견직 2명(수사관 출신 포함) 등 총 4명이 근무 중이다.

사무장병원 제재 조치 역시 인수인계서에 들어있다.

불법 기간 수령한 급여비용 전체를 부당이득금으로 환수하고, 사무장(공동정범 의료인 포함)은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등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사무장병원에 참여한 의료인(실질적 개설자, 형식적 개설자)은 면허취소(금고 이상 또는 자격정지 3개월) 행정처분이 뒤따른다.

의료기관 경영 속살을 드러내는 회계자료 공시 제도는 빠질 수 없는 업무이다.

의료법 제62조에 따라 100병상 이상 병원급 의료기관은 회계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24년도 기준 2330개 병원급이 공시 대상이다.

회계연도 종료일부터 3월 이내 결산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재무상태표와 부속명세서, 손익계산서, 기본금 변동계산서, 현금흐름표 등이다.

제출 의무 기관 중 법인은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인터넷 사이트에 공시해야 한다.

의료계 손톱 밑 가시인 의료기관 시설기준 제도 개선은 국회 법 개정과 사건 사고 발생 시 빠르게 작동한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의 1개 이상 임종실 설치 의무화와 임종실 시설 규역 신설 그리고 음압격리병실 다인실 인정 등은 이미 완료한 상태이다.

복지부가 국회 제출한 의료기관정책과 인수인계서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공식 메뉴얼에 입각한 국정감사 제출용일 뿐 실제 신임 과장이 파악해야 하는 주요 업무 이슈와 사회적 파장, 이해단체와 갈등, 대통령실 지시 사항 및 수많은 민원과 유권해석 등 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책은 담당 과장 캐비넷에 조용히 숨어 있다는 시각이다.

올해 10월 현재,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과장은 신현두 부이사관(변호사)이다. 전임 과장 권민정 서기관은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