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급여화 '속도 조절'…의료 중심 요양병원, 환자 중심 '역행'
복지부, 건정심 보도자료 취소…병원계 반발과 노인환자 불이익 '시너지' 땜질 보완 또는 전면 수정 고심…요양병원계 "정책 강행 시 행정소송 불사"
간병 급여화에 대한 요양병원 반발로 정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전국 요양병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의료 중심 요양병원 선별 정책에서 소외된 요양병원과 노인 환자 거센 비판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주목된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심사평가원 국제전자센터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고 선별급여 적합성 평가에 따른 요양급여 변경안 등을 심의 의결했다.
복지부는 당초 보도자료 배포 계획에서 건정심 '의료 중심 요양병원 혁신 및 간병비 급여화 추진방향' 등을 예고했다.
복지부는 지난 24일 출입기자들에게 해당 사항에 대한 보도자료 배포 계획을 삭제하는 내용을 알렸다.
복지부 측은 "건정심 회의 및 안건내용은 기존과 동일하나, (의료 중심 요양병원 혁신 및 간병비 급여화 추진방향) 보고 안건이기도 하며 토론회 등 숙의 과정을 추가로 진행하기 위해 보도자료 배포가 취소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복지부 주최로 지난 22일 로얄서울호텔에서 열린 '의료 중심 요양병원 혁신 및 간병 급여화 추진 방향 공청회'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복지부는 공청회에서 국정과제에 포함된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 당위성 전제로 오는 2030년까지 의료 중심 요양병원 500개소를 지정해 간병 급여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간병 급여화 본인부담률은 30% 내외로 월 200만원에서 267만원 간병비의 본인부담은 60만원에서 80만원 선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향후 5년 간 간병비 지원에 5조 2000억원과 수가 인상 1조 3000억원 등 총 6조 5000억원을 투입한다.
문제는 전국 1300여개 요양병원 중 의료 중심 요양병원에서 제외된 800여개 요양병원이다.
요양병원들은 문을 닫으라는 사실상 사망 선고로 규정했다.
공청회에서 요양병원협회 안병태 부회장은 "누구를 위한 간병 급여화인지 모르겠다. 현재 정부안을 보면 간병인 처우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간병에는 차별이 있으면 안 된다. 왜 요양병원 입원환자만 선택 간병을 받아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안 부회장은 "요양병원 간병 급여화를 요양병원 기능 재정립 수단으로 활용돼서는 안 된다. 간병 급여화는 기관 기준이 아닌 환자 기준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 중심 요양병원에서 제외된 800여개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고도 이상 노인 환자에 대한 차별과 불이익을 꼬집은 것이다.
요양병원계는 정책 강행 시 행정소송 등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복지부 머리속이 복잡해졌다. 요양병원 반발은 예상은 했지만 국회와 대통령실 등 정치권 전방위로 간병 급여화 허실을 지적하는 민원이 쇄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 중심 의료체계 구축이라는 새 정부 정책 방향을 역행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시각이다.
복지부는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형훈 제2차관은 건정심 모두 발언에서 "간병 급여화 공청회에서 우려와 개선을 요구하는 많은 의견이 개진됐다. 의료 중심 요양병원으로 지정받지 못한 요양병원 우려 등을 포함해 숙의가 필요하다. 고령사회에서 간병비 문제는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 가야할 사안이다. 위원님들의 좋은 의견 부탁드린다"며 정책 추진 속도 조절을 내비쳤다.
간병 급여화 거센 역풍을 땜질식 보완으로 봉합할지, 정책 설계 전면 수정으로 갈지 지켜볼 대목이다.
한편, 이날 건정심은 선별급여인 경정맥 체내용 심박기 거치술 및 심박기 거치술-전극 유도선이 없는 심박기 거치술을 요양급여로 변경하는 안을 의결했다.
본인부담 50%에서 필수의료 급려 전환 시 보험자 부담금 약 52.6억원으로 현행 유지 대비 6.4억원 추가 재정이 소요된다.
또한 전극 유도선이 없는 심박기 제거술 재분류 방안도 의결했다. 행위 재분류를 통한 건강보험 소요 재정은 약 60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