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만장했던 빌베이 급여 평가...협상은 '일사천리'로

10월1일부터 건강보험 적용...연 환자 부담액 최대 826만원 환급형 등 RSA 3개 유형 적용...약가, A8조정평균가 77% 수준

2025-09-24     최은택 기자

입센코리아의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FIC) 환자 소양증 치료제 빌베이캡슐(오데빅시바트)이 10월 1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받는다. 지난해 8월 국내 시판 허가를 받은 지 약 1년 1개월만이다. 

빌베이는 잘 알려진 것처럼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1호 약물이었다. 그래서 급여등재 신청은 허가일보다 10개월이나 더 빨리 이뤄졌다. 약제결정 신청 시점에 비춰보면 등재까지 약 2년이 소요된 셈이다. 

이른바 신속등재제도의 '끝판왕' 트랙을 만들기 위한 시범사업이었는데도 기간이 이렇게 오래 걸린 건 그만큼 붙임이 많았다는 의미다. 

실제 빌베이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그 산하 소위원회를 오락가락하며 진땀을 흘렸다. 급여평가에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대신 협상은 일사천리로 마무리됐다. 

[사진=입센코리아]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정체증(PFIC)은 담즙  형성을 방해하고 간세포 기원의 담즙정체증 형태로 나타나는 만성 질환이다. 유아기에 증상이 시작돼 10세 이전에 간경변으로 진행된다. 또 PFIC의 질병 진행은 문맥고혈압, 간부전, 간경화, 간세포 암종, 간외 증상을 야기한다.

빌베이는 생후 3개월 이상인 진행성 가족성 간내 담즙 정체 환자의 소양증 치료에 사용하도록 지난해 8월 23일 국내에서 시판 승인을 받았다. 

급여등재 신청은 허가보다 10개월 이상 빨랐다. 2023년 10월 11일 급여 등재 신청이 이뤄졌는데, 다음해인 2024년 6월 24일 약제급여기준소위원회에서 급여기준을 설정되지 않아 회사 측이 자진 취하했다가 같은 해 8월14일 재접수됐다.

이후에도 난항은 계속됐다. 같은 해 9월 24일 약제급여기준소위를 통과해 다음해인 올해 2월 24일 위험분담제소위원회를 넘어섰지만 4월 3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재심의로 발목이 잡혔다.

이 때문에 기간이 길지 않았지만 4월 18일 전문가자문회의, 4월 25일 급여기준소위, 6월16일 위험분담소위 등을 다시 거친 다음에 7월 10일 약평위를 통과했다. 급여기준 소위에서는 동일기전 유사질환 약제와 종합적인 검토 후 급여기준 세부사항을 재심의하도록 했다.

보험약가와 예상청구액 등에 대한 협상이 병행돼 왔기 때문에 건강보험공단과 업체 간 협상은 올해 8월 6일부터 9월 4일까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마무리됐다.

협상에서는 연간 대상 환자 수 약 29명, 예상청구금액 약 118억4000만원으로 합의됐다. 상한금액은 200mcg 13만8,566원, 400mcg 27만6,822원, 600mcg  41만4,998원, 1200mcg 82만9,807원으로 정해졌다. 

급여평가 당시 A8국가 중에는 5개국에 등재돼 있었는데 200mcg 기준으로 보면, A8조정평균가는 17만9221원이었다. 국내 약가(표시가격)가 약 23% 더 싸게 정해진 것이다. 다만 조정최저가인 독일의 11만278원보다는 더 비싸다.

위험분담계약은 환급형, 총액제한형, 환자단위 성과기반 환급형 등 3가지 유형이 적용됐다. 복지부는 "연간 재정소요금액은 118억4000만원이지만,  위험분담계약 등을 고려 시 실제 재정소요는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환자 1인당 연간 투약비용은 약 4억원이며, 본인 부담금 10%를 적용할 경우 환자부담은 약 4039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본인부담상한액을 고려하면 환자부담은 최대 826만원으로 줄어든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PFIC처럼 초희귀질환 치료제는 치료 대안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급여 결정이 중요하다”며 “이번 사례는 평가 단계에서는 시간이 걸렸지만 위험분담계약 등을 통해 재정 부담과 접근성을 함께 고려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 대한간학회 등 관련 학회는 빌베이에 대해 "새로운 기전의 약제로 3상 임상연구에서 위약군 대비  소양증과 혈청 담즙산 농도가 의미 있게 감소했으며, 환자의 성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치료적 이익이 분명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