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에게 닿지 않는 신약"…빌로이·레켐비 국민청원 나란히

청원인들 "고비용에 치료 포기 사례 속출…국가가 책임져야" 호소

2025-09-10     최은택 기자
[사진=국회]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9일 나란히 올라온 두 건의 청원이 환자와 가족들의 절박한 호소를 담았다.

전이성 위암 치료제 빌로이(성분명 졸베툭시맙)와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를 건강보험 급여 대상으로 포함시켜 달라는 요청이다. 두 청원 모두 오는 10월 9일까지 동의 서명을 받을 수 있다.

"1회 1천만원, 가정을 파탄내는 치료비"

손모 씨가 제기한 빌로이 급여화 청원은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이어가지 못하는 현실을 정면으로 고발했다.

빌로이는 임상에서 전이성 위암 환자에게 기존 항암제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고,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후 이미 국내에서 1년 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증질환심의위원회가 급여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사실상 환자 개인이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3주 간격으로 진행되는 항암 치료에 1회 약값이 1천만원에 육박하면서 환자들은 치료를 포기하거나, 이미 시작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다. 

청원인은 “환자들이 소득과 재산 차이로 치료 혜택에서 배제돼선 안 된다”며 “빌로이 급여화를 통해 국민의 생명권을 보장해 달라”고 호소했다.

"알츠하이머 치료, 특권 아닌 모두의 권리"

같은 날 허모 씨가 올린 레켐비 보험 적용 요청 청원은 급속한 고령화 속에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전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의 원인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직접 제거해 질병 진행을 늦추는 최초의 근본적 치료제로 평가된다. 기존 증상 완화제와 달리 초기 치료에 효과가 뚜렷해 환자와 가족들에게 ‘잃어가는 시간을 붙잡는 희망’으로 불린다.

그러나 연간 치료비가 수천만원에 달해 대부분의 국민은 접근조차 못 하고 있다. 

청원인은 “경제적 여건에 따라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은 불가능하다”며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의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강보험 적용 ▲본인부담 완화 ▲공공기관 중심 치료 접근성 강화 ▲지역별 진단·치료 인프라 격차 해소 등을 요구하며 “국가가 책임지는 치료, 모두의 권리”를 강조했다.

"희망을 잃지 않도록…"

두 청원은 공통적으로 고액의 신약 비용 때문에 ‘있지만 쓸 수 없는 약’이 된 현실을 문제 삼고 있다. 전이성 위암 환자들에게는 “평균 1년의 기대 여명을 포기하지 않게 해달라”는 절규가, 치매 환자와 가족에게는 “평범한 일상을 지켜낼 최소한의 기회를 달라”는 간절함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