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의약품 선택의 자유, 그리고 마트형 약국

2025-09-04     문윤희 기자

"약국도 마트처럼"

최근 수도권에 마트형 대형 약국 설립 바람이 불고 있다. 성남 소재 마트형 약국 개설에 이어 250평 규모의 초대형 약국이 등장했고, 광주 지역에서도 비슷한 형태의 약국 개설이 추진되면서 ‘약국의 대형화’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의 수요를 반영한 약국의 대형화 바람은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마트형 약국의 등장은 기존 약국의 ‘매약 위주 판매’라는 한계를 넘어, 의약품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약사사회는 대형 약국의 편리함이 ‘약사의 복약지도 약화’와 ‘약물 오·남용 위험’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수도권 초대형 약국의 경우, 개설자가 한약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졌다. 현행 약사법은 한약사의 업무를 한약과 한약제제로 제한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일반의약품 판매까지 이뤄지고 있어 제도의 허점이 소비자 편의라는 명분 아래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함께 마트형 약국이 의약품을 단순 소비재로 전락시킬 수 있는 인식을 키우기 쉽고, 지역 약국 생태계 붕괴, 면허 대여 위험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꼽으며 국민 건강의 안전망을 허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약사사회의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지만 이런 우려 만으로 시대적 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면 딱히 그렇지도 않다. 약사 사회 일각에서도 변화 자체를 막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제도 보완과 전문성 강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적으로 약국이 의약품을 단순히 판매하는 곳이 아닌, 만성질환 관리, 약물 안전성 모니터링, 맞춤형 상담 등 전문성을 살린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전문약사 인증 약국’과 같은 자율 인증제를 도입해 소비자에게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신뢰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약사 사회가 소비자 단체와 시민사회와 함께 ‘편의와 안전의 균형’을 찾는 논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약국의 대형화 바람은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안전성 위협이라는 양날의 검을 안고 있다. 약사사회는 단순히 반대에 머물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지키는 전문성과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 혁신을 진지하게 고민해 실행에 옮겨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