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가다실'...끄는 '키트루다'...미는 차세대 동력들

MSD, 오투베어·엔플론시아·윈레브에어 신성장 동력  키트루다, 성장곡선 여전…SC제형 시장 진입 채비

2025-09-03     문윤희 기자

MSD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가다실9)의 급격한 매출 하락에도 불구하고 항암제 ‘키트루다’와 차세대 약물의 빠른 시장 진입으로 성장을 향한 재정비 국면에 들어섰다. 

사측이 공개한 2분기 실적에서 키트루다는 80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체 매출에 절반 가량을 독식했다. MSD의 2분기 매출은 158억 달러 규모다. 

키트루다는 PD-1 억제제 계열 면역항암제로, 비소세포폐암(NSCLC), 방광암, 자궁내막암 등 전이성 암종뿐 아니라 삼중음성유방암(TNBC), 신세포암(RCC), 자궁경부암 등 조기 단계 암종에서도 적응증을 확대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 FDA는 키트루다를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HNSCC) 수술 전후 치료 요법으로 승인, 최초의 항PD-1 수술 전후 치료 옵션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열었다. 

또 키트루다는 피하주사제형(SC) 승인으로 기존 정맥주사에 소요됐던 투여 시간(30분~2시간)을 평균 2~3분 내로 단축, 환자 편의성을 개선한 장점을 살려 시장 진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반면 가다실과 가다실9은 아시아 시장, 특히 일본과 중국에서 수요 감소 영향으로 11억 달러대 매출을 보이며 전년 대비 55% 급감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가다실의 부진 속에 MSD의 다음 성장 곡선은 키트루다가 이끌고 차세대 약물이 미는 형국이다. 

MSD는 차세대 약물 확보를 위해 지난달 영국계 제약사 베로나 파마를 인수하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오투베이를 확보하게 됐다. 

오투베어는 PDE3/4 이중 억제 기전을 가진 약물로, 20년 만에 등장한 새로운 COPD 유지치료제다. MSD의 호흡기 치료제 포트폴리오 확대를 이끌 전략 자산으로 꼽히고 있다. 

고지혈증 치료 후보 엔리시타이드(Enlicitide)는 임상시험(CORALreef)에서 LDL-C를 의미 있게 감소시키는 결과를 나타냈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PCSK9 억제제는 모두 주사제인 상태에서 나타난 최초의 경구용 PCSK9 억제제라는 점에서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신 분야에서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예방제 엔플론시아(성분 클레스로비맙-cfor)가 FDA로부터 영아 대상 허가를 획득했다. 체중과 무관하게 동일 용량으로 접종할 수 있는 최초의 RSV 예방 옵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엔플론시아는 CDC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로부터 생후 8개월 미만 영아에게 접종을 권고받으면서 미국 시장에 빠르게 안착 중이다. 

차세대 신약 중 가장 빠르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폐동맥고혈압치료제(PAH) 윈레브에어(성분 소타테르셉트)의 성장도 주목된다. 윈레브에어는 올해 2분기에만 3억 3,600만 달러 매출을 올리며 출시 1년 만에 빠른 시장 안착을 보였다. MSD는 추가 적응증 확대와 글로벌 시장 진입을 통해 매출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처럼 MSD는 그간 강력한 캐시카우였던 가다실에서 키트루다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한편 온콜로지·심혈·호흡기 차세대 신약을 선보이며 무게중심을 이동하고 있다.  

이와함께 MSD는 연간 30억 달러 절감 계획과 매출 이익의 재투자에 주력할 방침이어서, 단기적으로는 비용 효율성을, 중장기적으로는 파이프라인 가치 극대화를 통한 성장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MSD 역시 차세대 신약들의 한국시장 연착륙을 위해 집중하는 모양새다. 최근 한국MSD는 PAH 치료제 윈레브에어와 키트루다 피하주사 제형(SC)에 대한 식약처 허가를 취득하며 한국 시장에 대한 신약 접근성 강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MSD가 ‘키트루다 이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윈레브에어·엔리시타이드·오투베어·엔플론시아 같은 신약들이 속속 연착륙에 성공한다면, 가다실 부진을 상쇄하고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의 세대교체를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