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제약 상반기 가동률 살펴보니..평균 ‘정체’, 기업별 온도차 확연
25곳 중 15곳 상승에도 평균 하락…감소 기업 낙폭이 더 컸다 전년동기 88.97% 대비 -0.68%p...대웅제약 144.4%로 최고
[분석=국내 제약 생산시설 가동률] 국내 제약사들의 의약품 생산시설 가동률이 올해 상반기 전반적으로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기업별 편차는 오히려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일부 제약사는 생산량 증가로 공장이 풀가동 상태를 보인 반면, 다른 기업은 수요 감소나 설비 조정 영향으로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1일 뉴스더보이스가 공시자료를 토대로 국내 주요 제약사 25곳의 상반기 생산시설 가동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가동률은 88.29%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88.97%보다 0.6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큰 변화가 없는 ‘정체 국면’이지만 기업 간 온도차는 뚜렷했다.
25개사 가운데 15곳은 가동률이 상승했고 10곳은 하락했다. 상승 기업이 더 많았지만 하락 기업의 낙폭이 커 전체 평균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가동률 100% 넘는 제약사…대웅제약 ‘최고’
가동률이 100%를 넘은 기업은 대웅제약, 종근당, 유한양행, 동화약품, 삼진제약 등 5곳이었다.
대웅제약은 향남·오송 공장의 평균 가동률이 144.5%로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 135.5%보다 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생산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을 사실상 풀가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종근당은 천안공장 기준 110.9%를 기록해 전년 동기 105.6%보다 5.3%포인트 상승했다. 유한양행 역시 오창공장 가동률이 110.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지난해 109.6%와 비교하면 큰 변화는 없었다.
동화약품은 충주·제천 공장 평균 가동률이 107.7%로 지난해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100% 이상을 유지했다. 삼진제약도 향남공장 가동률이 102.26%로 지난해 97.14%보다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안정적인 제품 수요와 수출 확대 등을 바탕으로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린 것으로 보고 있다.
90%대 기업들…증가와 감소 엇갈려
가동률이 90%대를 기록한 기업은 한독, 동아에스티, 국제약품, 신풍제약, 현대약품, 휴온스, 일양약품 등이다.
한독은 음성공장 가동률이 99.1%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동아에스티는 천안·대구·송도 공장 평균 가동률이 98.6%로 지난해 104.6%보다 6%포인트 하락했다.
국제약품 역시 안산공장 가동률이 97.8%로 지난해 113.1%보다 15.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신풍제약은 96.5%로 전년보다 4.27%포인트 상승하며 가동률이 개선됐다. 휴온스도 제천공장 가동률이 94.15%로 소폭 상승했다.
일양약품은 용인·음성 공장 평균 가동률이 91%로 지난해 82%보다 9%포인트 높아지며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80%대 기업…녹십자 가동률 급등
가동률이 80%대를 기록한 기업 가운데서는 녹십자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녹십자는 음성·오창·화순 공장 가동률이 89.67%로 집계됐다. 지난해 69.67%보다 무려 20%포인트 상승했다. 생산 확대에 따른 가동시간 증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동국제약은 진천공장 가동률이 86.2%로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다. 반면 영진약품은 남양·전주 공장 평균 가동률이 85.5%로 전년 대비 11.25%포인트 하락했다. 환인제약 역시 안성·향남 공장 가동률이 80.77%로 지난해보다 6.41%포인트 낮아졌다.
70%대 기업…시설 확장 영향도
가동률이 70%대인 기업도 적지 않았다. 일동제약은 안성·청주 공장 가동률이 76.92%로 지난해보다 소폭 하락했다. 반면 JW중외제약은 당진·시화 공장 평균 가동률이 75.95%로 지난해 60.25%보다 15.7%포인트 상승하며 크게 개선됐다.
파마리서치는 75.71%로 지난해 64.13%보다 11.58%포인트 상승했다. 강릉 원료공장의 생산 시간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보령은 74.59%로 지난해보다 7.7%포인트 하락했다. 예산공장 확장 이후 생산라인 조정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CDMO와 백신기업…가동률 차이
바이오의약품 기업들의 가동률 흐름도 엇갈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공장 가동률이 72.5%로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제일약품도 용인공장 가동률이 72.19%로 소폭 상승했다.
반면 안국약품은 화성공장 가동률이 69.7%로 지난해 107.6%보다 37.9%포인트 급락했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큰 하락폭이다.
광동제약은 평택공장 가동률이 65%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공장 가동률이 35.3%로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낮았다. 지난해 46.1%보다 10.8%포인트 하락했다.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약업계에서는 평균 가동률은 큰 변동이 없지만 기업 간 생산 전략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전체 평균 가동률은 거의 변화가 없지만 기업별 격차는 분명히 확대되고 있다”며 “수요가 안정적인 품목을 가진 기업은 생산량이 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은 설비 조정이나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 영향으로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 제약분야 한 전문가는 “특히 가동률이 급격히 하락한 기업은 원료 수급이나 생산라인 구조 조정 등 구조적인 요인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안정성과 생산 효율성을 동시에 관리하는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