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애타게 찾는 그 약 '레테브모'...급여 등재는?

릴리, 올해 4월 신청서 다시 제출...3상임상 토대 전략 변경 "보건당국과 신속히 협상 이뤄지도록 최선 다할 것"

2025-08-25     최은택 기자
[사진=한국릴리]

최근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게시판을 울린 목소리들 중에는 "한 달 800만원에 달하는 약값 때문에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한 환자 가족의 간절한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한국릴리의 희귀질환 약제인 RET 변이 폐암·갑상선암 치료제 레테브모(셀퍼카티닙)를 신속히 등재시켜 달라는 호소였다.

이 약제는 2022년 3월 국내 시판 허가를 받아 약 1년 2개월만인 2023년 5월, 비교적 빨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단계를 넘어섰다. 하지만 사실상 마지막 관문인 국민건강보험공단 협상단계에서 급여등재가 좌초됐다. 

신규 등재되는 협상약제가 건보공단 협상 결렬로 급여등재에 실패한 사례는 매우 드물어서 한 손에 꼽힌다. 환자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희귀질환 약제 레테브모는 그렇게 '희귀한 사례'로 국내 도입 3년 5개월이 넘는 지금까지도 비급여 상태로 남아 있다. 

그래서 “경제적 부담 때문에 유일한 표적치료제를 쓰지 못하는 환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보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국민동의청원은 절규로 들린다.

다행인 건 릴리 측이 올해 4월 급여 등재 신청서를 다시 제출해 절차 진행을 재개했다는 점이다. 협상결렬 시점에서 기산하면 1년 반이 넘게 걸린 더딘 행보인데, 그만큼 회사 측도 신중에 신중을 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과 달라는 점도 있다. 우선 협상결렬 이후 두 건의 3상 임상시험(LIBRETTO‑431, LIBRETTO‑531) 결과가 나왔다. 회사 측에 따르면 LIBRETTO‑431(RET 융합-양성 비소세포폐암) 임상에서는 레테브모 투여군이 기존 백금기반 항암제 투여군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이 유의미하게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LIBRETTO‑531(RET 변이 갑상선 수질암)에서는 12개월 추적관찰에서 레테브모 투여군은 중앙 PFS에 도달하지 않은 데 반해, 대조군은 16.8개월을 기록해 위험비(HR) 0.28로 개선이 확인됐다. 부작용도 투여군의 용량 감량률과 치료 중단률은 각각 38.9%, 4.7%로 대조군보다 낮았다.

회사 측은 이를 토대로 임상적 유용성 측면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됐고, 등재전략도 수정했다. 이전에는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생략 트랙을 밟았는데, 이번에는 경제성평가 자료를 제출해 위험분담계약(RSA)으로 새로 판을 짰다. 물론 이전에도 RSA 협상은 있었지만 등재 트랙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문제는 속도다. 과거 심사평가원 단계를 시판 승인일로부터 약 1년 2개월만에 돌파했던 걸 감안하면 암질환심의위원회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단계를 넘어서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리고 이건 환자들과 가족들의 소망이다.

릴리 관계자는 "국내 시판 허가를 받은 모든 적응증에 대한 (급여평가 관련) 자료를 제출했다. 이전 평가 이후 3상 임상시험이 새롭게 발표돼 이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랫동안 많은 환자분들이 기다려온 치료제인만큼 보건당국과 신속하게 협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보건당국과 회사 측이 협심해 환자들의 '절박한' 기다림이 줄어들기 기대한다. 

한편 'RET 변이 폐암 치료제 레테브모의 신속 급여화 촉구에 관한 청원'은 오는 9월11일까지 동의절차가 진행된다. 8월24일 오후 6시 현재 동의자 수는 1만28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