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위 끝없는 추락..."양해도 서면심의도 없이 복지부 결정"
수련교육 공식기구 위상 무력…수평위 위원장 수련협의체 참석으로 '끝' 9월 모집공문만 수평위 명의..."복지부, 의료사태 해법 절차와 과정 중요" 외과·산과·소청과 절반 미만 충원 예상…"젊은 의사들 내년 지원 저울질"
수련병원 자율로 진행 중인 전공의 9월 추가모집이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심의 절차 없이 보건복지부 직권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정권 교체와 무관하게 전공의 수련교육 공식 심의기구인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역할과 위상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뉴스더보이스] 취재결과, 2025년도 하반기 인턴 및 레지던트 모집절차가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별도 심의 없이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8일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통해 인턴 3006명, 레지던트 1년차 3207명, 레지던트 상급년차 7285명 등 1만 3498명의 전공의 하반기 모집을 공고했다.
모집 일정은 8월 29일까지 수련병원 자체 일정과 절차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9월 전공의 추가 모집을 수련병원 자율에 맡긴 셈이다.
공고 공문은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명의로 되어 있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쳤을까.
유감스럽게도 대면 회의나 서면심의조차 거치지 않았다.
복지부는 지난 7월 이형훈 제2차관, 유희철 수련환경평가위원장, 김원섭 수련병원협의회장, 박중신 의학회 부회장, 한성존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한 수련협의체 첫 회의를 가졌다.
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련협의체에서 하반기 모집 세부 방안과 수련환경 개선 등 전공의 현안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8월 7일 열린 3차 수련협의체 회의에서 하반기 모집 일정은 수련병원 자율로 8월말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의료사태를 조기 매듭짓기 위한 복지부 노력은 높게 평가하나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 입장에서 수련협의체에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장이 포함된 만큼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들에게 사전에 공지하거나 양해를 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첫 수련협의체 회의 결과를 언론 보도 이후 위원들에게 문자로 통보한 것이 다였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전공의법 제15조에 의거 전공의 수련환경 관련 정책 등을 심의하는 공식 기구이다.
대학병원 임상교수는 "사직 전공의 복귀에 주력하는 복지부 노력은 높게 평가한다. 현안 대처에서 결과 못지않게 진행 과정과 절차가 중요하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들에게 수련협의체 논의 결과를 전달하고 양해를 구하거나 최소한 서면심의라도 거치는 과정을 밟아야 했다. 위원장 참석만으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심의를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 전 정부에서 이어 현 정부에서도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존재 이유가 무력해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달 말 마무리되는 전공의 하반기 모집 결과는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조기 마감한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소위 빅5 병원은 60~70% 충원율로 알려져 있으나 지방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은 절반을 채울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의원(보건복지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사직 전공의 중 5501명이 의료기관에 취업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상급종합병원 123명, 종합병원 728명, 병원 1301명, 의원 3349명 등이다.
지역 수련병원 지도전문의는 "수도권 병원을 중심으로 내과는 어느 정도 채워질 것으로 보이나 외과와 산부인과 등은 50% 미만일 것 같다. 소아청소년과는 3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의료사고 안전망 대책이 모호한 상황에서 필수 진료과 수도권과 비수도권 수련병원 충원율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직 전공의 내부에서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지원으로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다. 이미 병·의원 봉직의로 근무 중인 젊은 의사들 입장에선 급하지 않다. 올해 9월보다 내년 3월 수련교육 환경이 더 안정적일 것으로 보는 것 같다. 내년 상반기 모집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복지부는 전공의 9월 복귀에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정은경 장관은 "하반기 모집을 통해 많은 전공의들이 복귀하여 수련을 이어 나가기를 기대한다.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필수의료 지원정책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