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인하 위기 '파슬로덱스', 시장철수 대신 소송으로 승부수
서울행정법원, 일단 복지부 처분고시 효력정지 잠정 결정 8월말까지 정식인용 여부 판단키로...상한금액 종전대로
올해 8월 1일 보험약가가 인하되면서 국내 시장 철수 우려가 제기됐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유방암치료제 파슬로덱스주(풀베스트란트)가 당분간 공급을 유지하게 됐다.
시장철수를 놓고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진 회사 측이 약가소송으로 승부를 보기로 전략을 확정한 결과다. 파슬로덱스 보험약가는 법원이 약가인하 고시의 효력을 일시 정지시켜 역시 당분간 종전 가격을 유지한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7월 25일 개정 고시된 '약제 급여 목록 및 급여 상한금액표' 의약품 중 파슬로덱스에 대해 올해 8월 1일부터 시행될 상한금액 인하 처분의 집행정지를 서울행정법원이 30일 잠정 결정했다"고 31일 안내했다.
그러면서 "(잠정 집행정지기간인) 8월 31일까지 변경 전 상한금액이 유지되며, 추후 변동사항이 있을 경우 별도 안내 예정"이라고 했다.
실제 파슬로덱스는 법원의 결정이 없었으면 8월1일부터 보험약가가 37만6724원에서 28만8194원으로 인하될 예정이었다.
여기서 파슬로덱스 이슈를 정리해 보면, 스토리는 비교적 복잡하지 않다. 이 약제는 2019년 4월1일 약제급여목록에 등재됐다. 2007년 10월 국내 시판허가를 받은 지 약 12년만에 이뤄진 늦장 진입이었다. 당시 상한금액은 56만7595원.
파슬로덱스의 위기는 제네릭인 보령의 풀베트주(2022년 8월)와 한국코러스의 엘브라칸주(2025년 2월)가 잇따라 등재되며 찾아왔다.
풀베트주 등재 때는 이른바 '제네릭 등재 연계 오리지널 약가인하' 제도에 따라 1차로 2022년 11월 상한금액이 종전가격 대비 30% 폭락했다. 이 조차 원래가격은 종전가 대비 53.55%이지만 완충장치로 첫해 1년(제네릭 등재시점 반영 2023년 7월31일까지) 약가가산을 인정받은 결과였다.
이후 1년이 경과된 시점에도 같은 성분 약제가 급여권에 진입하지 않으면서 파슬로덱스의 약가가산 기간은 2년 간 더 연장됐다. 이는 가산기간 경과 시점에 투여경로·성분·제형이 동일한 제품의 회사 수가 3개사 이하의 경우 가산을 종료하지 않고 2년간 더 유지하는 '약가가산제도'에 따른 조치였는데, 벌써 이 가산기간 종료시점인 7월31일이 된 것이다.
그 사이 파슬로덱스의 두번째 제네릭이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동일한 제품'의 회사는 3개사로 늘었다. 물론 이것이 끝은 아니다. 2년 가산기간이 종료되더라도 안정적 공급 등을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가산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매 1년 단위로 최장 2년간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다.
정리하면 '제네릭 등재연계 오리지널 약가인하' 제도 약가가산은 최대 5년, '1(최초 1년)+2(3개사 이하)+2(약평위 심의)' 구조로 설정돼 있는 제도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당연히 가산기간 추가 연장을 위해 약평위 문을 두드렸지만 알려진 것처럼 약평위는 등재돼 있는 복수의 제네릭 등을 토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렇게 올해 8월 1일 약가인하에 직면하게 되자, 한국의 약가가 '국가간 글로벌 참조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파슬로덱스에 대한 한국시장 철수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됐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철수보다는 소송으로 승패를 가려보기로 전략을 확정하면서 당분간 파슬로덱스는 국내 시장에 잔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는 잠정 인용 상태이지만 여러 정황상 법원이 약가인하 처분 고시에 대한 효력정지(집행정지) 신청을 정식 인용할 가능성이 커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집행정지가 각 심급에서 계속 인용되고, 재판이 3심까지 이어진다면 재판결과와 상관없이 그만큼 국내 잔류기간은 늘어나는 것이다. 집행정지가 이어지면 보험약가 또한 현 가격이 계속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