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200여 곳 줄어든 요양병원..."버티기 외엔 답 없다"
입원 건수-요양급여비 하락세…생존 위해 병원 종별 전환 모색도 노인환자 잡기 요양재활 집중…의료돌봄·간병 급여화 '변수'
"노인 입원환자 정액수가가 수년째 고착화 된 상황에서 버티기밖에 답이 없습니다."
지역 요양병원 병원장은 27일 [뉴스더보이스]와 통화에서 경영 악화에 직면한 요양병원 현실을 이같이 표현했다.
지난 2000년 초반 고령사회 대안으로 의료생태계 한 축을 담당해 온 요양병원 부흥은 사라지고 이미 추락세로 진입했다.
요양병원 개원 대출까지 안내한 복지부 모습은 사라지고 입원환자 질환별 난이도에 따른 정액수가에 초점을 맞추면서 사실상 요양병원 진료비 억제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
요양병원 경영 위기는 어제, 오늘 얘기가 아니다.
심사평가원 의료자원 통계를 보면, 요양병원 볼멘소리가 허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요양병원 개설 수는 2020년 1582개소에서 2021년 1464개소, 2022년 1435개소, 2023년 1392개소, 2024년 1342개소 등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이다.
5년 전과 비교해 요양병원이 200개소 이상 줄어든 것이다.
연간 입원 건수 역시 2019년 396만 8000건에서 2020년 385만 6000건, 2021년 360만 3000건, 2022년 410만 1000건, 2023년 363만 9000건 등으로 감소하고 있다.
요양병원 경영과 직결되는 요양급여 비용의 경우 2019년 5조 9293억원, 2020년 6조 1634억원, 2021년 5조 7205억원, 2022년 5조 6442억원, 2023년 5조 5560억원 등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머지않아 전국 요양병원이 1300개소 이하로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요양병원에서 종별 전환을 통해 병원으로 재개원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 A 요양병원은 병원으로 종별을 전환해 개원을 준비 중이고, B 요양병원은 병원으로 종별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병원으로 전환한 경영자는 "고민 끝에 병원으로 종별 전환을 결정했다. 요양병원 과다 경쟁 상황에서 입원환자는 줄어들고 직원들 인건비를 충당하기 버겁다. 병원 전환 이후 비급여 진료와 급여 진료를 병행하며 상황을 보고 있다. 낮은 수가에도 불구하고 인력과 시설 등 수 많은 요양병원 규제 정책을 감당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2024년 기준 급성기 병원 기본 입원료는 3만 5050원이고, 요양병원은 2만 1930원이다. 요양병원 입원료는 급성기 병원 입원료의 60% 수준이다.
요양병원협회는 요양병원 입원료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복지부는 묵묵부답이다.
여기에 대학병원까지 요양 재활 등 노인환자 진료 기능을 강화하면서 요양병원이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지는 실정이다.
동아대병원과 아주대병원 등은 이미 재활의료기관과 요양병원을 개원해 수술 이후 노인 환자군을 관리하고 있다.
요양 재활 분야 산증인으로 통하는 한국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전 희연요양병원 이사장)의 미래 예측이 현실화 된 것이다.
김덕진 회장은 "요양병원 보건정책 방향은 총량을 줄이겠다는 것입니다. 정부 정책 핵심은 재가통합서비스 등 노인환자를 요양병원에서 집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요양병원은 뚜렷한 칼라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며 요양병원 생존전략을 제시해왔다.
하지만 지역의 중소 요양병원 입장에서 먼 나라 얘기다.
매년 높아지는 의료진 인건비, 의사와 간호사 구인난 그리고 은행 대출 이자 상환 등 한달 한달 버티기가 쉽지 않다.
지역 요양병원 병원장은 "인근 대학병원에서 의뢰받은 노인환자는 일 년에 손에 꼽는다. 결국 각자도생이다. 비어있는 병실은 늘어가고, 매달 직원들 인건비와 은행 대출 이자 등 경영 압박이 반복되고 있다. 복지부 퇴원환자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싶어도 인력과 시설 기준은 상위 요양병원에 맞춰져 있다. 무작정 버티고 있다"고 전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복지부 중점 과제인 의료와 요양 돌봄 통합지원 전국 확대와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단계적 적용 등이 요양병원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