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의료급여 정률제…신임 복지부 장관 임명 후 재논의
시민단체 반발로 10월 시행 중단 결정 "수급자 의료비용 부담 증가, 건강권 저하" 18년 만에 정액제→정률제 추진…정은경 후보자 "취약층 의료보장 확대 종합 검토"
제도 시행 18년 만에 추진한 의료급여 정률제 개편이 시민사회 단체 반발로 중단되면서 보건당국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하는 개편방안 재추진 여부는 이재명 정부 첫 보건복지부 임명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10월 시행 예정이던 의료급여 정률제 개편방안을 잠정 중단하고 시민사회 단체 의견 청취를 통한 수정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해 7월 의료급여 정률제 개편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4월 보장성 확대 정책을 포함한 보완대책을 내놨다.
지난 6월 의료급여법 시행령 입법예고를 거쳐 10월 시행할 예정이었다.
개편방안 주요 내용은 진료비와 무관하게 의원급 1000원, 병원급 1500원, 상급종합병원 2000원 방식의 정액제를 진료비와 연계해 의원급 4%, 병원급 6%, 상급종합병원 8% 본인부담으로 개선하는 내용이다.
이는 2007년 유시민 장관 시절 의료급여법 개정 이후 18년 만의 제도 손질이다.
하지만 시민사회 단체 반발이 강경했다.
지난 10일 이스란 제1차관은 의료급여 제도개선 관련 시민사회 단체와 간담회를 가졌다.
시민단체와 의료급여 수급 당사자들은 외래 본인부담 정률제 개편방안에 대한 철회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이 반대하는 이유는 수급자 의료비 부담이 증가해 의료접근성 및 건강권 저하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결국 의료급여 정률제 개편방안 중단을 잠정 결정했다.
의료급여비는 의료기관 경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문제이다.
기초의료보장과 공무원은 전문기자협의회 소속 기자들과 만나 "의료급여 당사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강경한 입장이어서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우려가 심각하다는 점을 고려해 제도개편 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도 개편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쉬운 과제가 아니다 보니 그동안 개선을 못 했다. 당장 구체적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장관 인사청문회와 국정과제 등이 마무리되면 다시 소통할 계획이다. 정부도 고민이 있고, 정책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시간도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담당 공무원은 "정부 입장에서 취약계층 보장성 확대를 위한 튼튼한 기초공사가 필요하다. 지난 18년 동안 적정 이용 관리 기준도 사실상 없었다"며 "다시 입법예고를 할지, 수정하는 방향으로 갈지 추후 개선방안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은경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을 통해 "의료급여 외래 본인부담 정률제 개편은 적정한 의료이용 관리와 제도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에서 추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은경 장관 후보자는 "다만, 취약계층 의료비 부담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소통해 제도의 건전성과 취약계층 의료보장 확대를 종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