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약값만 2억1천만원...'함께' 살 수 있게 도와주세요"

웰리렉 신속 급여 권익위 등 진정 대학생환자 호소문

2025-07-07     뉴스더보이스

한국희귀난치질환연합회는 '폰 히펠-린다우 증후군(VHL)' 환자들과 함께 지난 3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국민권익위원회에 한국엠에스디의 '웰리렉정(벨주티판)' 신속 급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접수했습니다. 진정서에는 많은 환자와 환자가족들의 쓴 호소문과 탄원서가 함께 동봉됐습니다. 뉴스더보이스는 환자들의 절박함에 공감하며, 대학생 환자가 직접 쓴 호소문을 전재합니다. [편집주자]

호소문

"희귀질환 국민이 국가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안녕하세요. 폰 히펠 린다우 증후군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25세 대학생입니다. 저는 폰 히펠 린다우 증후군의 신약인 ‘웰리렉’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요청드립니다.

폰 히펠 린다우 증후군은 신장과 췌장, 부신, 뇌 등의 부위에 악성 및 양성 종양이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병입니다. 현재까지는 수술적 치료가 주된 방법이지만, 이 질환은 일회성 종양이 아닌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특성이 있어 수술로 인한 후유증과 장애를 평생 안고 살아가야 합니다.

저는 2019년, 흉추(허리)에 발생한 척수 종양으로 병원을 내원했다가 폰 히펠 린다우 증후군 진단을 받았습니다. 흉추를 누르고 있던 종양을 수술로 제거한 뒤, 수술 후유증으로 하반신 마비가 되었고 장애 등급 또한 받은 상태입니다. 이 질병의 특성상 종양을 억제할 유전자가 없어 종양이 계속 생겨나고 있으며, 현재는 망막(눈), 신장, 췌장, 소뇌, 경추(목)에도 종양이 있는 상태입니다.

눈에 있는 종양이 커지면 실명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고, 경추에 있는 종양은 수술이 불가능하여 전신마비의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루하루가 위기인 상황에서 ‘웰리렉’이라는 신약은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희망입니다. 하지만 웰리렉의 연간 약값은 2억 1천만 원으로, 일반인이 감당하기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금액입니다. 2025년 기준 1인 가구 중위소득이 약 239만 원인 상황에서 이 약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이며, 희망 고문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약이 환자들에게 절실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술이 불가능한 부위에도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병변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위인 척수의 경우, 신경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수술적 치료가 매우 어렵습니다. 수술은 곧 신경 손상으로 이어져 전신마비, 하반신마비 등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합니다. 신장, 뇌 등 다른 부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한 번의 수술이 가능하더라도, 종양이 지속적으로 생기는 질병 특성상 두 번, 세 번의 수술은 불가능한 것이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약 ‘웰리렉’은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부위에 대한 유일한 대안이자 희망입니다.

2. 웰리렉 복용은 환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폰 히펠 린다우 환자들은 평균적으로 4~5개의 종양을 지닌 채 살아갑니다. 이로 인해 정기검진, 반복적인 수술, 수술 후 재활치료 등 직접적 비용은 물론, 가족의 간병 부담과 소득 상실 같은 2차적·사회적 비용이 계속 발생합니다.

약물치료를 통해 수술 횟수를 줄이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는 길입니다. 건강보험 전면 급여화가 단기간 내 어려운 상황이라면, 실명·전신마비 등 치명적인 위험에 놓인 환자부터라도 제한적 건강보험 지원 적용을 검토해 주십시오.

마지막으로, 희귀질환 국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폰 히펠 린다우 증후군은 평생을 병마와 싸워야 하는 희귀질환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환자들이 치료비와 고통을 스스로 감당하며 조용히 버텨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개인 혼자의 힘으로는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부디 국민의 아픔에 귀 기울여, 희귀질환 환자들이 국가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웰리렉의 건강보험 급여화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