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 복지부 장·차관 로펌行..."경륜과 인적 네트워크 노하우"
권덕철-세종·김강립-김앤장·류근혁-광장…법무법인 고문으로 자문 역할 새정부 보건의료 정책 변화 용병술…"오랜 경험으로 법적 다툼 키 제시"
문재인 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수장들이 잇따라 대형 로펌에 합류하며 새로운 인생 항해를 시작했다.
새 정부의 보건의료 및 제약·바이오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법무법인의 '용병술'이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의료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에서 보건복지부 장관과 차관을 지낸 거물급 인사들이 지난 6월과 7월 주요 로펌에 고문으로 영입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공무원 퇴직 후 3년간의 취업 제한이 해제되면서 이들의 로펌행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권덕철 전 장관(1961년생, 행시 31회, 성균관대 행정학과)은 이달부터 법무법인 세종에서 고문으로 출근을 시작했다.
김강립 전 차관(1965년생, 행시 33회, 연세대 사회학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고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류근혁 전 차관(1964년생, 행시 36회, 인하대 행정학과)은 대통령실 사회정책비서관을 지낸 이력으로 법무법인 광장 고문으로 최근 입성했다.
로펌행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양성일 전 차관(1967년생, 행시 35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은 6월말 고려대 보건대학원 특임교수직을 마무리한 상태이다.
강도태 전 차관(1970년생, 행시 35회, 고려대 무역학과) 역시 2026년 3월까지 공무원 취업제한 조치로 인해 고려대 보건대학원 특임교수를 계속 수행할 전망이다.
이로써 권덕철·김강립·류근혁 등 복지부 고위직 출신들이 법조 생태계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권 전 장관과 류 전 차관은 주로 보건의료 및 제약·바이오 분야 자문을 맡고, 김 전 차관은 여기에 식품·화장품 영역까지 포함해 활동하고 있다.
30년 넘게 공직에 몸담은 장·차관 출신들이 과연 보건 분야 법률 분쟁의 해결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법조계 반응은 기대 섞인 긍정론이 우세하다.
장·차관 재직 시절 쌓은 정보력과 인적 네트워크, 정무적 감각이 이들이 가진 '보이지 않는 무기'라는 평가다.
한 법조계 인사는 "보건의료 분야는 의료법, 약사법, 건강보험법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라 아무리 유능한 변호사라도 접근이 쉽지 않다"며, "공직 경험에서 나오는 정무 감각과 현장 이해도가 로펌에서도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무관에서 과장, 국장, 실장을 거쳐 장·차관까지 오른 이들이 다양한 사례를 접하고 실행 방안을 고민해온 경륜은 분명 차별화된 자산이라는 것이다.
또한 국회, 언론, 의료계, 대통령실 등과 연결된 폭넓은 네트워크는 사건 해결의 핵심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복지부 장·차관 출신을 로펌들이 선호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며 “이들이 가진 경륜과 인맥은 일반적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의뢰 사건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봐야 하고, 누구를 만나야 해결 실마리가 풀릴지 빠르게 꿰뚫는 통찰력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들의 로펌행을 ‘로비스트’에 가깝다고 평가하는 반면, 또 다른 시각에서는 ‘합법적 조력자’로 보고 있다. 복지부 고위직 출신의 로펌 진입이 당분간 관료사회의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