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중심 혁신과 도전으로 희귀·난치성질환 희망 열 것”
황수진 UCB 대표 "우리 미션은 치료제 개발 넘어 일상 되찾도록 돕는 것" “드라벳 증후군 치료제, 한국 환자 조기 사용 혜택 위해 노력"
중추신경계와 면역질환 분야의 선두주자인 UCB제약은 1928년 설립 이후 ‘환자로부터의 영감과 과학을 통한 발전(Inspired by patients, Driven by science)’을 지향점으로 삼고, 환자중심의 혁신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한국유씨비제약(이하 한국UCB) 또한 1989년 국내 진출 이후 중추신경계, 알레르기·호흡기 및 면역질환 분야에서 다양한 혁신 신약을 도입해 한국 환자들의 삶을 바꿔왔다.
국내에서는 알레르기 치료제 지르텍과 씨잘, 항뇌전증약 케프라가 대표 품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UCB는 여기에 멈추지 않고 미충족 수요가 큰 희귀·난치성질환 치료 분야에서도 혁신적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4년 중등도~중증 판상 건선 치료제 빔젤릭스(성분 비메키주맙), 전신 중증근무력증 치료제 질브리스큐(성분 질루코플란나트륨), 리스티고(성분 로자놀릭시주맙)이 잇따라 허가 문턱을 넘어섰다. 빔젤릭스의 경우 올해 6월부터 건선 환자들의 치료에 적극 사용되고 있다.
회사는 다음 목표로 드라벳 증후군을 위한 혁신적 치료제 핀테플라(성분 펜플루라민)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드라벳 증후군은 생후 첫 1년 전후에 발병하는 소아 난치성 질환으로 열과 경련을 동반한 다양한 유형의 발작이 성인기까지 지속돼 환아와 가족들에게 끊임없는 질병 부담을 안기는 극희귀질환이다.
드라벳 증후군은 초희귀질환이지만 항발작약물로 증상 조절만 가능한 상태여서 근본적인 발작 억제 기전을 가진 핀테플라의 급여 진입 필요성이 그만큼 높았다.
이런 가운데 한국UCB가 핀테플라의 조속한 국내 진입을 위해 허가-평가-급여 병행제도를 통해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뉴스더보이스는 환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핀테플라의 국내 도입 계획과 한국UCB의 R&D 철학, 그리고 희귀질환 환자 접근성 확대를 위한 전략과 향후 계획을 듣기 위해 황수진 한국UCB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황 대표와 일문일답.
-먼저 본인 소개와 함께 한국유씨비제약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린다.
2019년에 한국유씨비제약에 입사한 후, 현재 한국유씨비제약 대표이사(General Manager)이자 희귀질환 & 뇌전증 사업부 리드(Head of Rare & Epilepsy)로 근무 중이다.
UCB제약은 신경학과 면역학, 두 가지 치료 분야에 우수한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환자로부터의 영감과 과학을 통한 발전(Inspired by patients, Driven by science)”이라는 사명 하에 운영되는 글로벌 바이오 제약 리더 기업이다.
-UCB제약의 R&D 투자 비중이 전체 매출의 29%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처럼 과감한 R&D 투자가 가능한 배경은 무엇이며, 이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다면?
UCB제약은 R&D 과정에서도 철저히 환자중심주의 실현을 기반으로 접근하고 있다.
예를 들어 UCB제약은 이미 대표적인 뇌전증 치료제인 ‘케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군, 즉 치료의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위한 고민에서부터 시작해 새로운 후보약물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전에만 집중하는 방식이 아닌, 환자의 미충족 수요를 출발점으로 삼는 문제 해결형 R&D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최근 허가받은 중증근무력증 치료제에도 같은 철학이 적용됐다고 볼 수 있다. 현재까지 밝혀진 주요 질환 기전인 FcRn과 C5를 각각 타깃하는 치료제를 개발함으로써 보다 다양한 환자들에게 정밀하고 개별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UCB제약의 R&D는 투자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R&D 과정과 성과가 실제 환자에게 의미 있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는 게 큰 강점이다.
-최근 연달아 신약의 허가와 보험 급여 승인이 이루어지며 국내 포트폴리오가 희귀·난치성질환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어떤 배경과 방향성 하에 이루어진 것인지 궁금하다.
UCB제약의 국내 포트폴리오가 최근 희귀·난치성질환 분야로 확장되고 있는 배경에는 ‘환자 중심’이라는 명확한 전략이 있다. UCB제약은 질환 자체에 대한 이해뿐만 아니라, 해당 질환을 겪고 있는 환자들이 실제로 어떤 치료 옵션을 필요로 하는 지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UCB는 신경학과 면역학 분야에 오랜 기간 집중해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타 제약사 대비 높은 수준의 질환 이해도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상 개발 프로그램의 성공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여러 신약이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성공적으로 개발돼 출시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본사의 전략과 발 맞춰 허가 및 급여 절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으며, 그 결과 최근 연달아 혁신 신약의 국내 허가 및 보험 급여 등재가 이루어지며 국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이는 UCB제약이 환자중심 혁신을 실현하는 글로벌 전략을 한국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이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중등도~중증 판상 건선 치료제인 빔젤릭스(비메키주맙)의 보험 급여가 이루어졌다. 기존 치료제 대비 빔젤릭스만의 장점은 무엇이며, 해당 치료제의 마케팅 전략은 어떻게 설정돼 있는지 설명 부탁드린다.
지난 6월 1일, 중등도~중증 판상 건선 치료제 빔젤릭스의 보험 급여 기준이 설정됐다. 2024년 8월 허가 이후 10개월 만의 성과로, 임직원의 노력 덕분에 조기에 급여 진입을 이룰 수 있었다.
빔젤릭스는 IL-17A와 IL-17F를 동시에 억제하는 세계 최초의 이중기전 치료제로, 임상 연구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높은 PASI 100 도달률과 빠른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국내 처방 초기임에도 피부 상태가 빠르게 개선됐다는 임상현장의 긍정적 반응을 듣고 있으며, 특히 생물학제제 치료가 처음인 환자에게도 피부 병변의 완전 관해(complete skin clearance)를 확실히 기대할 수 있는 빔젤릭스가 유효한 1차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전신 중증근무력증 분야에서는 질브리스큐(질루코플란나트륨)와 리스티고(로자놀릭시주맙), 두 개의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각 치료제의 특징과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소개 부탁드린다.
중증근무력증은 근육 기능 저하로 일상에 큰 불편을 주며, 심할 경우 호흡곤란 등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중증 희귀질환이다. 이에 조기 개입과 증상 악화를 막는 치료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유씨비제약은 2024년 11월과 2025년 4월, 각각 질브리스큐와 리스티고의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두 치료제는 상호보완적 기전으로 다양한 환자군의 미충족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리스티고는 FcRn 억제 기전으로 AChR 및 MuSK 항체 양성 환자 모두에게 사용 가능하고, 급격한 증상 악화 시 빠른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질브리스큐는 C5 억제제(이중기전)로 AChR 항체 양성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해외 사례에서도 치료 후 일상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했다는 긍정적 피드백이 보고되고 있다. 두 치료제는 증상을 일관되게 개선함으로써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일상 복귀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유씨비제약에서 추가적으로 국내 허가를 준비하고 있는 포트폴리오나 본사에서 진행 중인 임상 파이프라인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린다.
UCB제약은 핵심 영역인 신경학 및 면역학 분야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UCB제약은 신경학 분야에서 특히 뇌전증 치료제 개발에 힘쓰고 있다. 드라벳 증후군 발작 조절을 위한 보조요법 치료제 핀테플라(펜플루라민)가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는 2024년 식약처로부터 신속심사(GIFT) 대상 및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으며, 현재 국내 허가를 진행 중이다.
본사에서도 다양한 임상연구를 진행 중인데, 뇌전증 환자의 발작을 조기에 조절할 수 있는 약물-디바이스 복합제 스타카토(Staccato)가 현재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또한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와 파킨슨병 치료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드라벳 증후군은 매우 생소한 질환인데, 질환에 대한 설명 부탁드린다.
드라벳 증후군은 생후 1년 전후 발병하는 소아 중증 난치성 증후군으로, 열과 경련을 동반한 다양한 발작이 성인기까지 지속되며 환아와 가족에게 큰 고통을 안긴다. 전 세계적으로 1~2만 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는데, 국내 환아 수는 대략 200명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질환 환아들은 발작을 겪으며 다양한 발달 지연과 중등도~중증의 인지기능 장애를 동반하게 된다. 운동능력 손상, 언어장애, 자폐증, ADHD 등 여러 형태의 동반질환을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호자들은 다른 희귀질환 보호자보다 높은 우울·불안 수준을 겪고, 아픈 아이에게 부모의 관심이 쏠리며 다른 형제·자매들이 소외되는 경우도 많다. 드라벳 증후군의 치료 목표는 발작 빈도를 줄이고 동반질환을 관리해 환아와 가족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일상 복귀를 돕는 것이다.
-핀테플라는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선정됐다. 현재 진행 상황은?
핀테플라는 2024년 연말 ‘제2차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 대상 약제로 선정돼 국내 허가 및 등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보건당국 역시 드라벳 증후군 환아의 질병 부담과 조기 치료 중요성을 인식하고 검토에 적극 임해주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드라벳 증후군은 조기 치료가 평생의 뇌 발달과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국내 환아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해 발작 억제는 물론, 2차적 손상 위험을 줄이고 환아 가정의 삶 회복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 한국유씨비제약 또한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하루라도 빨리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희귀·난치성질환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한 방향성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한국은 탄탄한 건강보험 체계를 바탕으로 많은 국민들이 낮은 본인 부담으로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신약 급여의 경우 접근성이 다소 엄격하게 설정돼, 특히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제의 도입과 급여등재 과정은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다.
OECD 주요국과 비교해 혁신 신약의 급여 등재 비율은 낮고, 평균 소요 기간이 긴 편이다. 건강보험 내 혁신신약 비중 또한 13.5%로, OECD 평균(33.9%) 및 A8 참조국 평균(38%) 대비 낮다. 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조기 치료가 예후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제도의 유연성과 환자중심의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국유씨비제약은 치료 접근성 확대를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업을 강화하고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제가 적시에 제공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한국유씨비제약이 희귀·난치성질환 분야에서 추구하는 중장기 비전은?
UCB제약에서 6년 이상 일하면서 가장 큰 보람은 회사가 제공하는 의약품들이 단순히 ‘좋은 약’을 넘어 반드시 환자에게 제공돼야 할 치료 옵션이라는 확신을 주었다는 점이다. 희귀·난치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치료제 하나의 의미는 매우 크다. 부모로서, 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치료제 도입만으로도 한 가족의 일상이 달라질 수 있음을 체감한다.
이러한 인식 하에 한국유씨비제약은 본사가 보유한 혁신 치료제들이 가능한 한 빨리 한국 환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단순한 허가 획득에 그치지 않고 급여와 제도적 접근성 개선을 위해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에도 적극 참여해왔다. 핀테플라가 이번 시범사업에 포함된 것도 그런 의미 있는 성과 중 하나다. 앞으로도 본사와 협업을 강화하고 한국 환자들이 글로벌 임상 3상에 더욱 많이, 더욱 일찍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다.
-기업 문화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한국유씨비제약의 조직 문화는 어떤가?
UCB제약은 전사적으로 실질성과 효율성을 강조하는 문화를 지니고 있다. 회의나 논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절차를 줄이고, 핵심 사안을 중심으로 빠르게 의사결정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벨기에 본사의 철학인 ‘간결하고 본질에 집중하는 사고방식’은 UCB 조직 운영 전반에 잘 반영돼 있다.
이런 방향성은 치료 영역 확장보다는 신경학과 면역학 두 가지 분야에 집중해 혁신을 이어가는 데서도 드러난다. 한국유씨비제약은 약 60명 규모의 소규모 조직으로 유대감과 협업이 자연스럽게 형성돼 있다. 역할과 책임이 명확하게 정의돼 개인 역량이 조직 성과에 직결되는 구조다.
자율적 근무 환경도 특징적이다. 주 3회 재택근무가 가능하고, 집중 근무시간제를 통해 10시~16시를 기본근무시간으로 두되 나머지 출·퇴근은 개인 일정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 성과와 책임에 대해 솔직하게 소통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어서 구성원들은 자율과 책임, 효율성과 몰입의 균형 속에서 일하고 있다.
-UCB제약은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기업답게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실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서 추진 중인 프로그램이 있다면?
UCB제약은 취약계층의 치료 접근성 확대를 사회적 책임의 중요한 축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저소득층 환자를 위한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의료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서울재단을 통해 1만 유로를 기부하는 등 의료 서비스가 필요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정서적 돌봄이 필요한 소아 환자들을 위해 병원 내 ‘아트 스쿨’ 프로그램도 지속 운영 중이다. 치료 대기 중 미술놀이, 공예활동을 통해 환아와 보호자의 정서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심리적 안정을 돕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끝으로 환자와 의료전문가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UCB제약은 신경학과 면역학, 두 핵심 치료 분야를 바탕으로 환자중심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는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UCB의 일원으로 일하면서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삶이 변하는 사례를 접할 때마다 제약사가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새삼 느낀다.
피부 병변으로 일상을 잃었던 환자가 다시 사회적 관계를 회복하거나, 발작으로 언어 발달이 멈췄던 아이가 치료 후 말문을 트는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의 미션은 단순히 치료제 개발을 넘어 환자의 일상을 되찾도록 돕는 것이다.
UCB제약은 앞으로도 도움이 절실한 환자들에게 혁신 치료제를 신속히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의료진과 협업을 강화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