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약은 한 아이의 내일을 지켜줄 기회이자 희망입니다"
알라질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영아 엄마 국민동의청원 등록 "리브말리액 급여 적용받아 치료받을 날 오기를"
희귀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두 살 영아 엄마의 간절한 목소리가 국회 '국민동의청원' 문을 두드리고 있다.
그 목소리는 "희귀질환은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질병이다.", "치료제는 있지만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다.", "치료제 급여는 생명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이며, 국가의 역할이다"라고 호소한다.
극심한 가려움증을 야기하는 '알라질증후군(Alagille syndrome, ALGS)'과 치료제 '리브말리액(마라릭시뱃염화물)'에 대한 이야기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리브말리액은 '3개월 이상의 알라질증후군 환자의 담즙 정체성 소양증 치료'에 사용하도록 2023년 2월 28일 국내에서 시판 승인된 희귀질환 약제다. 여기서 '소양증'은 '가려움증'을 말한다.
그런데 여느 희귀질환 약제와 마찬가지로 건강보험 등재를 위한 평가를 통과하기 어려웠던 지 2년 반이 다 되도록 이 약제는 아직 비급여 상태로 남아 있다. 연간 수억원대 약값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환자 치료 접근성은 현재 거의 제로에 가까운 것이다.
청원은 그래서 시작됐다. 청원인인 김모씨는 자신을 '알라질증후군을 앓고 있는 돌 지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라고 소개했다. 절실함 때문이겠지만 청원인은 이 질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김 씨는 "알라질증후군은 선천적인 희귀 유전성 간질환으로 담도 발달 이상으로 인해 담즙이 간에 쌓이고, 그로 인해 만성 황달, 심각한 간 손상, 전신 가려움증, 성장 지연, 심장 및 안과 질환 등을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가려움은 단순한 불편함 아닌, 아이의 삶을 지배하는 고통"
아이의 증상과 고통은 이렇다. "(우리) 아이는 생후부터 지금까지 황달이 지속돼 피부가 항상 노랗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매우 높아진 상태다. 이로 인해 아이의 몸 곳곳에 ‘지방종(황색종)’이 다수 생겼다. (특히)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지고 피부를 긁는 횟수도 잦아져 피부 손상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아이는 잠을 자다 말고 울면서 깨고, 피가 묻은 옷을 하루에도 몇 번씩 갈아입는다. 이 모든 고통을 아직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울음으로 표현하고 있다."
"가려움증과 피부손상은 아이의 일상을 파괴한다. 밤마다 긁어 생긴 상처, 그 위로 또 긁으며 생기는 진물과 출혈. 가려움은 단순한 불편함이 아니라, 아이의 삶을 지배하는 고통이다."
김 씨는 치료제인 리브말리액에 대한 정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리브말리액(Livmarliq)은 미국 FDA에서 승인된 신약으로 알라질증후군 환아들의 담즙 정체성 가려움증을 획기적으로 완화해주는 최초의 치료제다. 2023년 국내에서도 수입 승인됐지만, 아직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실질적인 치료 접근은 매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리브말리액은 단순한 신약이 아니라, 한 아이의 내일을 지켜줄 수 있는 기회이자 희망이다.", "(간 이식) 수술 이전에 약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 아직 너무 어린 아이에게는 간이식이라는 큰 수술이 아닌, 약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기회와 선택권이 절실하다.", "부디 보건당국과 정부가 이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길 간절히 요청한다"고 했다.
이런 내용들이 담긴 이 청원은 '극희귀난치성 질환 환자를 위한 리브말리액 건강보험 신속한 적용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으로 6월12일 등록돼 현재 '국민동의'가 진행되고 있다. 18일 오후 기준 동의자 수는 2079명, 청원 채택기준인 5만명 동의까지는 멀기만 하다.
(국회전자청원 https://petitions.assembly.go.kr/proceed/onGoingAll/32739970927E59CAE064B49691C6967B)
동의기간인 7월13일까지 채택요건을 충족해 국회와 정부가 좀 더 들여다 보도록 '관심의 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리브말리액 건강보험 등재를 위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초기 단계 평가절차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제를 국내에 들여온 업체는 녹십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