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환우회, “환자 중심 환우회의 새로운 모델 될 것”
“환자 관련 정책, 모니터링에서부터 반영까지 체계적 대응” ‘곁에서 곁으로’… 환자 지원 프로그램 다양화로 "환자에 더 가까이"
한국백혈병환우회가 한국 환자단체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 일환으로 환자 관련 제도와 법률 변화 모니터링부터 정책 반영까지 전 과정에 체계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환우회 핵심 과제이자 숙원 사업 중 하나인 '수혈비용 전액 면제 제도'와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의 조정비용 국고 부담' 등도 연내 추진 활동을 전개하며 환자 권리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은영 한국백혈병환우회 공동대표는 14일 대방동 가족플라자에서 열린 '백혈병환우회 창립 23주년 기념 행사'에서 한국백혈병환우회 사업 설명을 통해 "한국백혈병환우회는 환자와 가족의 곁에 머물며, 곁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제도와 법률을 바꾸는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구체적 사업 내용을 소개했다.
백혈병환우회는 새로운 사업 슬로건을 '곁에서 곁으로'로 정하고 △치료를 이어가기 위한 이동의 곁(무균차) △정서적 회복을 위한 회복의 곁(휴식락 캠프, 원데이 클래스) △치료를 시작하는 이들을 위한 시작의 곁(블루박스)와 함께 △수혈비용 본인부담 면제운동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의 조정비용 부담 제도 개선 △의약품 접근성 개선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 공동대표는 "'이동의 곁' 일환으로 무균차 지원에 나설 것"이라면서 "항암치료와 조혈모세포이식으로 면역력이 약해 감염 위험이 높은 환자나 자가용이 없는 저소득층 환자들의 입퇴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해서 환자들의 치료적, 경제적, 정서적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복의 곁에 대해서는 "완치 환자와 신규 환자가 함께하는 공감과 회복의 시간으로 '휴식락(休食樂) 캠프와 원데이 클래스'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며 "휴식락은 육체적 치료를 넘어 마음까지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치유의 장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휴식락을 통해 환우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정서적 고립, 불안, 두려움을 완화하고, 완치자의 경험 공유를 통해 신규 환자에게 희망과 회복의 동력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1박 2일 또는 2박 3일 힐링캠프, 원데이 소규모 체험 클래스 등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혈액을 뜻하는 블러드(Blood)와 백혈병을 뜻하는 루케미아(Leukemia)를 합성해 만든 블루박스(Blood Leukemia Box)는 '시작의 곁' 일환으로 추진된다.
블루박스는 첫 진단을 받은 백혈병, 혈액암 환자에게 전하는 '희망상자'로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란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담은 환우들의 응원엽서와 초기 환자에 필요한 치료 정보, 마스크, 체온계를 비롯한 위생용품 등이 포함돼 있다.
정책에 더 밀착한 대응으로 환자 권리에 앞장
백혈병환우회는 환우회 중점 사업인 수혈비용 본인부담 면제 운동과 조혈모세포이식 조정비용 국비 부담을 위한 활동 전개에도 돌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은영 공동대표는 "현행 운영되는 헌혈증서 제출 시 수혈비용 면제 제도는 헌혈증서를 구한 환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 형평성에서 문제가 있었다"면서 "여전히 환자들이 직접 헌혈증서를 구해야만 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혈비용 본인부담 전면 면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혈비용이 전면 면제되면 환자의 의료비 절감, 헌혈증서 제출 부담 해소, 누적 헌혈환급적립금(500억 원 이상)의 공익적 활용도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조혈모세포이식 환자의 조정비용 부담에 따른 제도 개선에 대해서는 "기증자 입원 의료비는 건강보험에서 적용되지만, 검색비·코디네이션비, 운송비 등 조정비용은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제도"라면서 "기증은 무상인데, 수혜자가 별도 고액을 부담지는 구조는 형평성에서 어긋나며, 이로 인해 수백 명의 환자들에게 치료 장벽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 공동대표는 "때문에 조정비용을 건강보험 또는 국고에서 지원하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통해 조혈모세포 기증과 이식 제도의 공공성 강화 효과와 기증 문화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환우회 주최 국회토론회 개최
이은영 공동대표는 "신약의 정보 전달은 지금도 유튜브나 뉴스레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하고 있고, 현장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우리의 근거를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대응을 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환우회 차원의 토론회는 주저한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공동대표는 "앞으로는 공론화하는 과정을 조금 더 많이 하려고 한다. 모니터링부터 정책 반영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대응을 해보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내년부터는 환우회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다양한 후원 참여 사업을 진행해 많은 분들이 함께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공동대표는 "지난해 이어 올해 5월 영국 메기즈센터를 방문했다"면서 "환자기본법에 담겨 있는 환자통합지원플랫폼처럼 환자들의 교육, 정서적 지지 그리고 쉼이 있는 공간으로 백혈병환우회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공동대표는 "백혈병환우회가 우리나라에서는 선도적인 환자 단체로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고 활동을 개척하고 있는 부분도 있다"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 중심의 새로운 모델로 나아가는 과정을 응원해 달라"고 사업 소개를 마무리했다.
"오늘을 살아 있음에 감사"…'i AM LiVE' 공모전 시상
앞서 1부 순서로 진행된 한국백혈병환우회 창립 23주년 기념식에서 헌혈유공자 표창에 감성만 씨가 표창을 받았다. 이 상은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으로 백혈병환우회가 수여했다.
이어 한국백혈병환우회 창립 23주년 기념 공모전 'i AM LiVE : 살아있는 오늘을 응원해' 수상자는 희망상에 김기태, 용기상에 김미숙, 박지은, 응원상에 김단영, 김주혜, 박철웅, 신근희, 조영주가 수상했다.
공감상에는 강성민, 김유정, 김윤태, 변승원, 성민아, 안현준, 이은수, 이은지, 전보경, 정태현, 조시형 등이 수상했다.
희망상 수상자 김기태 씨는 "백혈병이 걸리면 죽는 줄로만 알았는데 치료하는 과정에서 백혈병환우회 지원과 후원을 받으며 지금은 병이 나았다"면서 "무서웠던 항암치료를 4번이나 거치고 골수이식까지 마쳤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치료 과정에서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아직 숙주반응도 있어 힘들지만, 나를 지켜준 가족과 골수를 기증해준 기증자, 환우회의 지원과 주변의 지지에 힘을 내려 하고 있다"면서 "그래도 나는 착한 암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이 암과 잘 지내서 건강하게 삶을 마무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단영 씨는 응원상 수상 소감으로 "사람들은 백혈병에 걸리면 힘들다는데 너는 왜 이렇게 웃냐고 물어본다"면서 "가야금 연주자였던 나는 투병 과정에서 손가락과 발을 잃었지만 오늘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에게 오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긍정적인 말과 행복한 생각을 떠올려 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우리는 행복을 누릴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17세인 공감상 수상자 이은지 씨는 "커다란 나무는 거센 바람을 견디며 자라났을 것이다. 나는 가끔 큰 나무가 되려고 거센 비바람을 헤쳐나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여기 백혈병환우회 슬로건처럼 서로가 생명의 버팀목이 되어 함께 이겨나가 봅시다라고 말하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