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 위해 약가정책, '비용 통제'서  '혁신 유인' 필요"

"신약 개발 장려할 수 있는 가치기반 약가체계 시급" 김진이 상무 "약가제도 혁신이 곧 제약산업 혁신"

2025-05-19     문윤희 기자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의 약가 정책이 ‘비용 통제’ 중심에서 ‘혁신 유인’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사진=셀트리온] 

국내 제약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현재의 약가 정책이 '비용 통제' 중심에서 '혁신 유인'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글로벌 수준의 신약 개발이 가능한 한국제약산업의 성장을 위해 현재 약가 정책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업계의 견해다. 

김진이 보령제약 상무는 1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정책보고서 '2025 KPBMA Brief'에서 ‘약가 정책의 전환점에서: 제약산업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한 글을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김 상무는 "지금은 약가 정책의 역사적 전환점”이라며 “신약개발을 장려할 수 있는 가치기반 약가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상무는 "현재 약가 결정 구조가 과거 질병 치료 중심에서 생존 연장을 넘어 삶의 질(QoL) 향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신약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실제로 국내 약가 산정 방식은 기준이 되는 유사약제가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경우도 많아, 기술적 혁신이 가격에 반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약가 정책은 의료비 절감을 위한 규제 장치에 가깝다”며 “선도국들이 추진하는 가치기반 지불(Value-based pricing)과 신속한 시장 진입 구조에 비해 우리나라의 제도는 여전히 보수적이고 경직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결과로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 시장을 외면하는 '코리아 패싱'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혁신 신약에 대한 정당한 경제적 보상 제공이 산업 성장의 견인요소가 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김 상무는 "혁신 신약에 대해 정당한 경제적 보상을 제공하지 못하면, R&D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민간 기업의 동력은 꺾일 수밖에 없다”면서 “가격 통제를 위해 반복되는 일괄약가 인하, 약제비 총액관리, 실거래가 연동 등 제도가 장기적으로는 국내 제약산업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의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에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이 명시됐지만 실제 약가 정책은 여전히 방어적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 상무는 "지금은 제약산업이 '지속 가능한 보건재정'의 위협요소로만 인식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돼야 할 시점”이라면서 "'혁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보상하는' 약가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약가정책 개선을 위한 정책 제언으로  ▲가치기반 약가 체계 도입 ▲신속등재 및 등재전 임시 급여제도 마련 ▲약가 인하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 확보 ▲혁신 신약 전용 약가 보상 트랙 신설 등을 제시했다. 

그는 "신약의 가격은 단순 비교가 아닌 ‘치료 효과, 생존 연장, 삶의 질 개선’ 등의 임상적 가치에 따라 책정돼야 하며, 이를 입증하는 실제 임상 데이터(RWD/RWE)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처럼 시장 접근성 확보를 위한 Fast-track 제도를 도입해 환자의 치료 기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빈번한 약가 인하나 실거래가 연동 등은 기업의 R&D 투자 예측성을 떨어뜨린다며, 일정 기준에 따른 약가 안정성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혁신 신약 약가 보상에 대해서는 "별도의 평가 기준과 약가 가산 체계를 적용해 제약사의 위험 감수에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는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김 상무는 "약가 정책은 단순한 재정 절감 도구가 아니라 산업정책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강조하면서 "정부가 제약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약가 정책부터 ‘혁신 장려형’으로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약가제도는 단기적 재정 절감이라는 협소한 틀에 갇히기보다, 장기적인 사회 후생(social welfare) 극대화라는 전략적 관점에서 설계되어야 한다"면서 "혁신 의약품이 임상적-사회적 가치를 바탕으로 정당한 가격을 인정받고, 그 수익이 미래 혁신에 재투자 되는 투자-보상-재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때, 건강보험의 지속성과 제약산업의 발전은 상호 보완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며 글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