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국내 제약 7곳, 1분기 성적표 보니…매출 선방·이익 희비 교차
한미 3909억·동아쏘시오 3284억·대웅 3162억 외형 성장 유지 제품 믹스·R&D·수출 영향…수익성은 전략 따라 갈려
[분석=국내 제약 7곳 1분기 실적] 국내 주요 제약사들의 2025년 1분기 실적이 잇따라 공시되면서 업계의 성적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전반적으로 매출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갔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변화, 수출 확대 여부, 비용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외형 성장과 수익성 흐름이 분리되는 양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29일 뉴스더보이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제약사 7곳 가운데 매출은 대부분 증가하거나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기업별 전략과 비용 구조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다.
매출 흐름…대형 제약사 중심으로 외형 유지
매출 규모 기준으로는 한미약품이 1분기 3909억원을 기록하며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가장 큰 외형을 유지했다. 다만 전년 동기 4037억원과 비교하면 약 3%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주요 품목 매출 변동과 함께 연구개발 중심 경영 전략에 따른 판관비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32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약 8% 성장했다. 동아ST와 동아제약 등 계열사 실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데다 처방의약품 매출과 일부 수출이 늘어난 점이 외형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대웅제약은 3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성장했다. 전문의약품과 보툴리눔 톡신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확대되면서 매출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령은 2406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 증가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유지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인 곳은 동아에스티였다. 동아에스티는 1분기 매출 16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1% 성장했다. 전문의약품 매출 확대와 수출 증가가 외형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유나이티드제약은 713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 감소하며 소폭 후퇴했다. 에스티팜은 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CDMO(위탁개발생산) 중심 사업 구조 특성상 분기별 수주 편차가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익 흐름…비용 구조와 전략이 성적 갈랐다
수익성 지표에서는 기업별 격차가 더욱 뚜렷했다. 한미약품은 1분기 영업이익 590억원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약 23% 감소했다. 순이익도 약 29% 줄었다.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와 마케팅 비용 증가가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영업이익 20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1% 증가했다. 계열사 실적 개선과 비용 효율화 효과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대웅제약은 영업이익 42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34% 증가했다. 순이익은 170% 급증했다. 고수익 제품 비중 확대와 비용 구조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보령은 수익성 지표에서 부진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33% 감소했고 순이익은 약 99% 급감했다. 일부 주요 품목 매출 변동과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동아에스티는 이번 분기 가장 큰 폭의 수익성 개선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54%, 순이익은 188% 증가했다. 제품 믹스 개선과 수출 확대가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영업이익이 약 18% 감소했고 순이익은 약 34% 줄었다. 에스티팜 역시 영업이익이 46%, 순이익이 87% 감소했다. CDMO 사업 특성상 분기별 수주 변동성과 생산 비용 증가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1분기 실적을 두고 제약산업 특유의 구조적 특징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글로벌 제약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제약사들도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매출은 성장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이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원료 가격 상승과 마케팅 비용 증가, 약가 인하 압박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사들은 매출 규모 확대와 함께 연구개발 투자도 동시에 늘리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이익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제품 포트폴리오와 비용 관리 전략에 따라 실적 격차가 더욱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향후 실적 변수는 ‘신약과 수출’
전문가들은 향후 제약사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신약 개발 성과와 글로벌 시장 확대를 꼽는다. 신약 임상 성과가 가시화되거나 기술수출이 성사되는 기업은 중장기적으로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국내 시장 성장 한계가 점차 뚜렷해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매출을 확보한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1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기업별 전략 차이가 점점 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신약 개발 성과와 수출 확대 여부가 향후 제약사 실적 격차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