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콜린 논란에 흔들리는 인지기능개선제 시장…‘은행엽제’ 대체약 부상

연 5000억대 콜린 시장 정책 불확실성…제약 “복용 편의·가격 경쟁력” 앞세워 공략

2025-04-28     문윤희 기자

[초점=요동치는 인지기능개선제 시장]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를 둘러싼 정책 논란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인지기능개선제 시장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경도인지장애(MCI) 치료 시장을 사실상 주도해 온 콜린 제제의 급여 축소 가능성이 거론되자 일부 제약사들이 은행엽건조엑스 등 대체 치료제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치매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초고령화 사회에서 경도인지장애 관리 시장 자체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향후 제약사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콜린 제제 시장 5000억대…정책 변수에 흔들

제약업계 분석에 따르면 국내 인지기능개선제 시장의 중심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다. 관련 의약품은 국내에서 약 115개 품목이 허가돼 있으며 시장 규모는 연간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콜린 제제는 치매 전 단계로 알려진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에게 널리 처방되며 빠르게 시장을 키워왔다.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처방 규모도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정책 환경이 급변하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커졌다.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이 일부 해외 국가에서는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판매된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되면서 국내에서는 임상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건강보험 급여 축소 여부를 둘러싼 논쟁까지 이어지면서 일부 제약사와 보험당국 사이에서 소송이 진행되는 등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콜린 제제는 국내 인지기능개선제 시장의 핵심 품목이지만 정책 리스크가 커지면서 제약사들도 대응 전략을 고민하는 상황”이라며 “시장 구조가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제약사들이 초고령화시대에 맞물려 늘어나는 치매시장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논란 속 콜린제제를 대체할 은행엽건조엑스제제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언스플래쉬]

대체 치료제 시장 움직임...복약 편의·가격 경쟁력 강조

이 같은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주목하는 대체 치료제가 니세르골린 제제와 은행엽건조엑스 제제다. 니세르골린 제제는 현재 약 62개 품목이 허가돼 있으며 오랜 기간 사용된 인지기능 개선 치료제다. 은행엽건조엑스 제제는 일반의약품 134품목과 전문의약품 35품목 등 총 169품목이 허가돼 있어 관련 제품을 보유한 제약사가 상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엽 추출물은 기억력 감퇴, 집중력 저하, 현기증 등을 동반한 정신 기능 저하 증상 개선에 사용되는 성분이다. 비교적 오래 사용된 약물로 안전성과 인지도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약업계에서는 콜린 제제를 둘러싼 정책 논의가 이어질 경우 이들 대체 성분의 처방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부 제약사들은 복용 편의성과 경제성을 강조하며 시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대화제약은 자사 은행엽건조엑스 제품 ‘타멕스정 240mg’을 앞세워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하루 한 번 복용으로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일반적으로 하루 2~3회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복약 편의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도 주요 포인트다. 대화제약 측 설명에 의하면 자사 제품은 1정당 약 560원 수준이며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급여 적용에도 불구하고 하루 복용 비용이 약 890~1335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제뉴원사이언스 역시 은행엽건조엑스 제품 ‘키로민정 240mg’을 통해 임상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관련 연구에서는 65세 이상 경도인지장애 신규 환자 2만4483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코호트 분석을 진행한 결과 은행엽 추출물 처방 횟수가 증가할수록 치매 진행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서 치매 전환 위험 감소율은 처방 2회 시 29%, 3회 시 36%, 4회 시 42%로 제시됐다.

초고령화…인지기능개선제 시장 확대

치매 환자 증가 역시 시장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건당국 자료를 보면 국내 치매 환자는 고령화와 함께 꾸준히 늘고 있으며 향후 환자 수는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 예방과 조기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경도인지장애 치료제 시장도 함께 성장하는 추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하면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관련 의약품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치매 치료제 시장 자체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일본 제약사 에자이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는 국내 출시 이후 빠르게 처방이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시 이후 수개월 만에 약 500명 환자에게 투여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치매 치료 영역에서는 혁신 신약이 등장하고 있고 동시에 예방과 조기 관리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콜린 제제 정책 방향이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인지기능개선제 시장 구조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은행엽 추출물이나 니세르골린 등 대체 치료제를 중심으로 제약사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